[앵커]
40대 미혼여성이 자궁경부암 검사를 할 때 처녀막이 손상될 수 있다는 설명을 안 해주고 검사를 했다면서 의사와 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습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위자료 지급 대상으로 의사가 처녀막 손상 위험까지 설명할 의무는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최두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2009년 11월,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자궁경부암 검사를 받게 된 40대 여성 이 모 씨.

당시 이 씨는 미혼인 데다 성 경험이 없어 이런 내용을 의사에게 알렸습니다.

문제는 자궁경부암 검사가 질 내부에 기구를 넣어 실시하기 때문에 처녀막 파열 위험성이 높다는 점.

따라서 의사가 적극적으로 위험성을 설명한 뒤 이 씨의 동의를 구해야 했지만 이를 빠뜨린 겁니다.

검사 후 처녀막이 손상됐다고 생각한 이 씨는 이런 위험성을 설명하지 않았다며 위자료로 5천만 원을 달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병원 측은 이 씨의 처녀막이 손상되거나 파열되지 않아 요구에 응할 수 없다면서 맞섰고 결국, 법적 다툼으로 이어졌습니다.

1·2심 판결이 엇갈린 가운데 대법원은 의료진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재판부는 환자에 대한 의사의 설명의무는 수술뿐만 아니라 검사와 치료 등 진료의 모든 단계에서 발생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의사에게 위자료 지급의무를 부담시키는 건 환자에게 예기치 못한 중대한 결과가 발생한 경우 등으로 제한했습니다.

[조병구 / 대법원 공보관 : 의사의 설명 의무 위반에 따른 위자료는 모든 의료 과정에 획일적으로 인정되는 것이 아니라 중대한 결과 발생의 위험과 그 개연성이 있는 경우에만 인정된다고 본 판결입니다.]

과거 판례에서 의료진이 자궁암 검사를 하면서 실제로 처녀막을 파열한 경우에는 의료과실 책임을 물어 5백만 원의 배상책임을 인정했습니다.

YTN 최두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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