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나라를 위해 전쟁 등에 나섰다 다친 국가유공자인데도 생계가 어려워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살아가는 분들이 만 8천여 명이나 됩니다.
이분들이 요즘 나라에 섭섭한 마음이 크다고 하는데요.
황보연 기자가 이유를 들어봤습니다.
[기사]
올해 나이 일흔, 최희철 할아버지가 불편한 몸을 이끌고 아침부터 외출에 나섰습니다.
얼마 전, 일하다가 다친 다리를 치료받기 위해 보건소를 찾았는데요.
하지만, 부러진 다리보다 더 아픈 곳은 따로 있다고 합니다.
[최희철 / 국가유공자 : 상처가 자꾸 낫지를 않아요. 그래서 피부가 자꾸 나빠지고 피부에 딱지가 생기고 낫지를 않아. 아무리 좋은 약을 쓰고 해도 낫지를 않아. 왜 그런 줄 몰랐죠. 그러다가 당뇨까지 오고.]
지금은 움직이는 종합병원 신세지만 젊은 시절에는 나라의 부름을 받아 먼 타국 땅을 누비던 씩씩한 청년이었습니다.
최희철 할아버지는 베트남 참전 용사입니다.
[최희철 / 국가유공자 : 작전지역 가면 비행기에서 제초제 뿌리거든요 그거 작전 쫓아 나갔다가 맞았죠. (고엽제인지 알고 계셨어요?) 몰랐죠.그 당시에는 군인들도 전부 몰랐어요. 나중에서야 알았지. 그게 제초제인 걸. (뿌릴 때 안 도망가셨어요?) 뿌릴 때는 시원하니까 더 맞죠. 그게 시원해요. 그러니까 더 맞죠. 군인들이 더 맞아요.]
고엽제 후유증을 인정받은 최 할아버지는 2004년, 7급 국가유공자로 등록돼 겨우 생계를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최희철 / 국가유공자 : 일단 주거 문제가 해결됐죠. 임대아파트 먼저 우선순위로 해주죠. 보훈급여 조금씩, 그 당시에는 30만 원인가 나왔어요."]
그래도 빠듯한 생활은 나아지지 않았고 결국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됐습니다.
하지만.
[최희철 / 국가유공자 :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를 2008년도에 했어요. 그러다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그만뒀죠. (왜요?) 혜택받는 게 하나도 없으니까. 국가에서 보훈급여를 받기 때문에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급여는 줄 수 없다….]
국가유공자 보훈 급여와 기초생활보장 수급비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는 겁니다.
결국 최 할아버지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자격을 포기하고 매달 보훈 급여 60여만 원으로 살아가고 있는 겁니다.
[최희철 / 국가유공자 : 국가를 위해서 젊었을 때 이런 대가로써 이런 병을 얻고 이렇게 지금 고생하고 있는데 그걸 겸해서는 안 ...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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