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보통 기온이 올라가는 여름이면 불쾌지수가 높아지면서 범죄 발생도 크게 증가하는데요.
하지만 올여름 40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폭염에는 범죄도 맥을 못 추면서 살인, 강도, 절도, 폭력 등 흉악 범죄 발생률이 뚝 떨어졌습니다.
김태민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홧김에 가족들에게 흉기를 휘두르고, 무더위에 문을 열고 지내는 집만 골라 절도를 저지릅니다.
더운 날씨가 이어지는 여름에 일어난 범죄들입니다.
이렇게 기온이 올라갈수록 불쾌지수가 높아져 범죄율도 올라간다는 것이 일반적인 통념입니다.
실제 한 연구에선 기온이 3도 올라갈 때마다 범죄율이 4%씩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오한진 / 을지대학교 가정의학과 교수(지난 2013년) : 사고력과 집중력이 떨어집니다. 공격성과 충동성이 굉장히 높아져서요. 작은 일, 작은 사건에도 크게 반응할 수 있습니다.]
연일 30도가 넘는 폭염이 이어진 올여름엔 어땠을까.
유흥가가 밀집해 평소에도 크고 작은 시비가 잦은 강남 지역의 파출소입니다.
그런데 올여름만은 유독 잠잠했습니다.
[권성일 / 서울 강남경찰서 논현1파출소 : 아무래도 전년에 비해 지속적인 폭염으로 사람들이 야외 활동을 안 하다 보니 신고가 준 것 같습니다.]
올해 6월부터 8월까지 전국에서 일어난 4대 범죄는 모두 13만여 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 가까이 줄었고 지난 3년 동안의 여름 가운데선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지난 몇 년 가운데 올여름이 가장 더웠던 것에 비추어 보면 정반대의 결과가 나온 겁니다.
전문가들은 일정 수준 이상으로 기온이 올라가면 오히려 범죄 발생이 더 줄어든다고 설명합니다.
[오윤성 / 순천향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 : 일정 기온 이상이 되면 오히려 기온에 맞추기 위한 생존에 몰두하기 때문에 폭력성이나 공격성이 감소하는 결과가 발생합니다.]
40년 만에 한반도를 달군 불볕더위에 범죄도 한풀 꺾인 여름이었습니다.
YTN 김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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