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언제부터, 이렇게 가뭄에 시달리는 나라였을까요.
물이 부족한 적 없던 도시 사람들은 피부로 느끼지 못하겠지만 우리나라의 물 빈곤지수는 OECD 국가 중 하위권에 속합니다.
농민들은 이제 직접 물을 찾아 나섰습니다.
지하수라도 있을까 땅파기 전쟁을 치르고 있는데요. 간절한 바람처럼 펑펑 물이 나올까요?
김태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현장음]
'천공기 소리(3초)'
150여 명이 사는 조용한 농촌 마을에서 대형 천공기의 굉음이 울려퍼집니다.
지난주부터 이미 두 곳에 구멍을 뚫었지만 모두 허탕. 주민들은 이번만은 시원한 물 줄기가 솟아오르길 바랍니다.
[주우선 / 충남 예산군]
"지난 12년도에도 가뭄이 왔었지만 올 17년에 최악의 12년보다 더 가뭄이 심한 것 같고"
"마냥 하늘만 쳐다보며 비가 오길 기다릴 수 없어 결국 이렇게 지하수까지 찾아 나서며 물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하루종일 땅을 파보지만,
[현장음]
"(몇m 정도 들어간 거예요?) 130m입니다."
천공기는 시원한 물 대신 잿빛 흙만 토해냅니다.
농민들의 속은 타들어갑니다.
[박종화 / 충남 예산군 광시면]
"1년 벼농사 지어봐야 별 소득도 없는데 그나마나 다 타죽고 나면 어떡할 거야. 정부에서 보상을 해줄 거야 뭐해줄 거야"
극심한 가뭄을 겪는 지역마다 관정 개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충남 지역 140곳에서 지하수 물길을 찾았고, 156곳을 추가로 개발할 예정입니다.
관정 개발이 중단된 곳에는 2차 오염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서동일 / 충남대 환경공학과 교수]
"몇십 미터짜리 관정은 지표면에 있는 오염물질이 직접 유입될 수 있는 통로가 되기 때문에"
타는 가뭄 속에 곳곳에서 물길을 찾기 위한 땅 파기 전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김태영입니다.
김태영 기자
[email protected] 영상취재: 박영래
영상편집: 박형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