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탄핵 정국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른바 태극기 집회를 벌였던 친박 단체가 수십억 원을 불법 모금한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불법으로 걷은 돈 가운데 일부는 정치자금으로 사용됐습니다.
최기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8월, 서울 양평동 새누리당 당사에 경찰이 들이닥칩니다.
태극기 집회를 주도했던 친박 단체인 이른바 탄기국의 자금이 당으로 흘러갔다는 의혹과 관련해 회계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섭니다.
[경찰 관계자 : 모금했는데, 신고 안 했다는 부분하고, 그 돈들이 새누리당 창당 자금으로 흘러갔다는 내용으로….]
박사모 회장인 정광용 씨 등이 주축이 돼 만든 탄기국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수십 차례 주도했습니다.
특히 신문 광고와 모금함 등을 통해 기부금을 25억5천만 원이나 걷었습니다.
하지만, 연간 모금액이 10억 원을 넘으면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기부금 모금을 등록해야 하는 규정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친박 단체 관계자 : 나중에 처벌을 어느 정도 각오한 부분도 있어요. 잘 모르기도 하지만 너무 급했으니까…. 탄핵 발표가 나고 불과 한 달도 안 돼서 정당을 창립하고, 대선까지 준비하고….]
이렇게 불법으로 모금한 금액 가운데 6억6천만 원가량은 새누리당 정치 자금으로 쓰였습니다.
당시 새누리당 조원진 대선후보 기탁금으로 3억 원, 창당 대회와 선거 문자 발송 비용 등으로 수십 차례에 걸쳐 3억3천만 원이 사용됐습니다.
지난 4월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하루 만에 차용증 16장을 허위로 작성하기도 했습니다.
[임몽수 /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지능1계 지능1팀장 : 차용증을 하루 만에 소급해서 날짜를 작성한 부분하고, 차용증 모두 필체가 같고, 새누리당 대표가 차용증에 도장 찍은 사실이 없다는 부분들이….]
경찰은 정광용 씨와 새누리당 회계담당 최 모 씨 등 5명을 정치자금법 위반과 기부금 법 위반 등으로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다만 조원진 의원은 불법 정치자금이었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보인다며, 따로 조사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YTN 최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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