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일본에서 역사상 최악의 칼부림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괴한이 장애인 시설에 침입해 마구잡이 살상 극을 벌여 19명이 숨지고 20여 명이 크게 다쳤습니다.
거동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장애인들이 대거 희생되자 일본 열도가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도쿄에서 최명신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장애인 시설 정문에서 100m 정도 떨어진 곳에 설치된 CCTV입니다.
새벽 1시 37분, 승용차 한 대가 빠른 속도로 다가와 도롯가에 멈춰 섭니다.
반 팔 T-셔츠에 모자를 쓴 남성이 트렁크에서 가방을 꺼냅니다.
무게가 제법 나가는 듯 두 손으로 단단히 움켜쥐고 성큼성큼 어딘가로 향합니다.
1시간 10분쯤 뒤 이번에는 승용차로 달려오더니 차를 몰고 황급히 현장을 떠납니다.
지난 2월까지 자신이 근무하던 가나가와 현 사가미하라의 한 지적장애인 시설에 무단으로 들어간 26살 남성 용의자는 잔혹한 칼부림 살상 극을 펼친 뒤 경찰서에 출두해 범행 일체를 자백했습니다.
"시설에서 해고됐다.", "장애인에게 원한을 품고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용의자가 타고 온 승용차에서는 피 묻은 흉기와 수건, 사람의 손발을 묶을 때 사용하는 결속 밴드가 발견됐습니다.
사건 당시 시설에는 150명 정도가 수용돼 있었는데 거동이 불편한 입소자가 대부분이어서 속수무책으로 당했습니다.
장애인 시설에서 한밤 대규모 살상 극이 벌어지자 일본 열도는 큰 충격과 불안에 빠졌습니다.
[장애인 시설 이용자 : 아무런 죄도 없는 사람들이 무슨 잘못을 했다고 그랬는지 너무 충격적입니다.]
용의자는 대학 시절까지 교사를 지망했으며 인사성이 밝아 주변에서 평판이 좋았던 것으로 드러나 더욱 충격을 안겼습니다.
[용의자 이웃 주민 : 차 안에서 머리를 숙여 인사 한다든지 항상 웃는 얼굴이었습니다. 이런 사건을 일으킨 게 도저히 믿기지 않습니다.]
일본에서는 최근 엽기적인 토막 살인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일본의 안전 신화가 크게 위협받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건은 일본 역사상 최악의 칼부림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입니다.
도쿄에서 YTN 최명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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