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남편을 감금·성폭행했다는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여성에게 처음으로 적용된 '남성 강간' 혐의는 무죄가 선고됐습니다.
법원은 성관계 전후에 부부가 화해 분위기였다는 점에 주목해 강요된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조용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2015년 5월, 남편을 청테이프 등으로 묶어 성폭행하고, 29시간 동안 감금해 외도를 실토하도록 강요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아내 41살 심 모 씨.
여성에게 처음으로 강간 혐의가 적용돼 재판에 넘겨졌지만 결국, 무죄가 선고됐습니다.
재판부는 남편이 원치 않던 성관계를 한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성관계 직전 두 사람의 행동이나 대화 내용을 보면 남편이 성관계에 동의했다고 볼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심 씨의 남편이 묶여 있었지만 저항할 수 없는 상태로 보이지 않고, 남편도 성관계 이후 부부 사이의 분위기가 호전됐음을 인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신재환 /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 공보관 : 피고인으로서는 남편의 동의가 있었다고 여겼을 가능성이 충분하기 때문에 강간의 고의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남편에게 바람을 피웠다는 진술을 강요하고, 몸을 묶어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힌 점은 유죄로 인정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습니다.
[왕미양 / 아내 측 변호사 : 일단 저희는 강요죄 부분도 무죄가 되기를 바랐는데 무죄는 안 나왔지만 일단 강간죄 부분이 가장 큰 핵심이었고 중요했으니까 그 부분에 대해서 무죄가 나온 거로 일차적으로 만족합니다.]
대법원이 2013년 기존 판례를 뒤집고 부부 사이의 강간죄를 인정한 이후 여성이 강간죄로 재판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처럼 사회적으로 논란이 됐던 여성 강간죄 첫 재판은 강제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로 판가름났지만, 검찰이 항소할 경우 다시 한 번 사법부의 심판대에 오를 전망입니다.
YTN 조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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