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독일에서는 70여 년 전 자행됐던 나치 관련 과거사 청산 작업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아우슈비츠 강제 수용소에서 한 달간 위생병으로 복무했던 95살 노인을 법정에 세웠습니다.
전준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휠체어에 몸을 실은 노인이 손에 지팡이를 꼭 쥔 채 법정에 모습을 드러냅니다.
올해 95살인 후베르트 차프케는 1944년 2차대전 당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위생병으로 한 달간 복무했습니다.
'안네의 일기'로 알려진 유대인 소녀 안네 프랑크도 차프케가 복무하던 시기에 아우슈비츠에 끌려왔습니다.
차프케는 나치가 자행한 3천6백여 건의 살해를 방조했다는 혐의로 법정에 서게 됐습니다.
검찰은 차프케가 수용소에서 대량학살이 자행되는 걸 알고 있었고, 가스실 학살과도 관련 있다는 점 등을 근거로 유죄를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공판은 고령의 피고인이 재판을 받을 수 있는 건강 상태인지에 더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코넬리우스 네슬러 /고소인 측 변호사 : 검찰 측과 고소인 모두 판사를 거부하기로 했습니다. 편향됐어요. 처벌이 가능한 상태가 아니라고 피고인 편을 들고 있습니다.]
[페터 미하엘 디스텔 / 피고인 측 변호사 : 보통 인도주의적인 법체계에서 거의 100살이 된 사람은 재판을 받을 필요가 없습니다. 그게 이번 재판의 문제죠.]
앞서 지난 6월에는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에서 경비병으로 근무했던 라인홀트 한닝도 법의 심판대 앞에 섰습니다.
올해 94살의 노인이지만 나치가 17만 명을 학살하는 데 조력자 역할을 한 혐의가 인정돼 징역 5년형을 선고받았습니다.
[헤디 봄 / 아우슈비츠 생존자 : 70년 지나 마침내 오늘 정의가 실현됐습니다.]
이번에 법정에 서게 된 차프케의 경우 건강악화 때문에 재판이 3차례나 연기됐습니다.
다른 아우슈비츠 관련자들도 대부분 고령자여서 재판이 열릴 수 있을지조차 불투명합니다.
하지만 독일에서는 7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과거의 잘못을 청산하기 위한 노력만큼은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YTN 전준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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