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화가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박수근이죠.
60년대 행방을 감췄던 그의 미공개 작품이 최근 발견돼 짧은 고향 나들이에 나섰습니다.
명절에 고향을 찾는 건 사람뿐만이 아닌 것 같습니다.
지환 기자가 박수근의 고향 강원도 양구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시골 길옆 아담하게 자리 잡은 박수근 미술관.
화가의 고향인 이곳에 반세기 만에 기다리던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1964년 작품 '귀로(The Way Home)'입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고단한 길, 한복 입은 어머니는 아이를 업고 머리엔 짐을 이었습니다.
가로세로 유화 물감을 덧칠해 화강암 거친 질감을 표현하는 특유의 기법 그대로입니다.
[엄선미 / 박수근미술관 학예연구실장 : 우리나라 한국전쟁 이후에 서민들의 일상, 그런 모습을 내용적인 측면에서 담고 있고 의상이라든가 신발, 머리 모양 이런 것들이 문화사적인 가치가 있고요.]
'귀로'는 박수근 생존 당시 작업실 벽에 걸려 있던 대표적인 작품.
1965년 서울에서 열린 박수근 유작전 이후 사라졌다, 올해 초에야 미국 내 박물관에서 발견됐습니다.
60년대 이후 행방을 찾지 못했던 박수근의 작품 귀로는 양구 박수근 미술관의 집요한 추적과 노력 끝에 이번에 짧은 고향 나들이가 가능했습니다.
이번 특별전에는 작가가 1957년 방명록에 그린 작품, '화분의 꽃'도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고향 모습을 고즈넉이 표현한 '언덕 위 풍경'은 드로잉과 유화 작품 모두를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엄선미 / 박수근미술관 학예연구실장 : 10년이 걸려서 원그림을 찾아냈다고 할 수 있고요. 너무 감동적이었고 이런 것이 미술관의 역할이고.]
고향 나들이가 끝나면 작품 '귀로'는 다시 미국으로 돌아갑니다.
5~60년대 우리네 정서를 회백색 질감으로 담담히 그려낸 화가 박수근, 박수근 특별기획전은 내년 4월까지 열립니다.
YTN 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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