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박근혜 정부의 국정교과서 여론 조작 의혹과 관련해 실제 서명하지도 않은 사람들의 명의가 대거 도용된 것으로 YTN 취재결과 드러났습니다.
특히 조작된 명단에서 당시 새누리당 당원들의 이름이 무더기로 발견됐는데, 단순히 명의만 도용된 것인지 당 차원의 조직적 개입이 있었는지 검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차정윤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2015년 교육부에 제출된 역사교과서 국정화의 찬성 서명지입니다.
한사람이 쓴 것처럼 글씨가 비슷하고, 수십 명의 주소도 모두 같습니다.
해당 주소는 엉뚱하게도 대한약사회관.
하지만 명단 대부분이 약사회 직원이 아닐뿐더러, 이름이 적힌 직원조차 국정화에 의견을 낸 적이 없다고 말합니다.
['국정 교과서' 찬성 서명자 / 대한약사회 직원 : 활동이나 집회 같은 것도 전혀 참여한 적이 없어서…. (서명) 강요를 받거나 그런 것도 따로 없는 것 같은데요.]
국정 교과서를 찬성한다고 십여 명이 한꺼번에 서명한 다세대주택 역시, 주민들은 사실무근이라는 반응입니다.
['국정 교과서' 찬성 서명자 : (국정 교과서 찬성에 서명하신 적 있나요?) 아니오. 그런 것 한 적 없는데요.]
취재진이 접촉한 61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서명한 사실 자체가 없다고 대답했습니다.
['국정 교과서' 찬성 서명자 : 난 그런 적이 없는데요. 미쳤어요? 내가 그런 걸 하게…. 도용한 사람은 잡아서 처벌해야죠.]
조작으로 의심되는 문서에서, 수상한 전화번호도 눈에 띕니다.
확인 결과, 19대 국회의원을 지낸 새누리당 전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 팩스 번호입니다.
해당 의원은, 당시 당원들의 동의를 얻어 찬성표를 냈다고 해명했습니다.
[옛 새누리당 前 의원 : 그때는 (국정화를) 당론으로 추진했을 때니깐 당원들이나 이런 사람들 서명을 받아서 아마 제출했을 거에요. 서명은 직접 가서 받지 누가 대신 하나요?]
또 다른 찬성 명단에서도 서울 강서 지역 새누리당 당원들 이름이 대거 발견됐습니다.
해당 당원들 역시 처음 듣는 이야기라며 깜짝 놀랍니다.
[옛 새누리당 당원 : 선거운동 단장 맡았었어요. 국정교과서는 서명을 안 한 것 같은데 완전 의심스럽네요. 내가 사인할 이유가 없는데요.]
[옛 새누리당 당원 : ○○○ 의원 강서구에서 초선할 때 도와 달라고 해서…. (국정교과서 찬성 서명서에) 따로 서명한 건 없...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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