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7시간'을 규명한 검찰 수사 결과, 사회부 강경석 기자와 이야기 이어가겠습니다. 키워드 먼저 소개해 주시죠.
오늘의 키워드는 <4시간의 미스터리>입니다. 세월호 참사 당일 7시간 가운데 3시간은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지만 나머지 4시간은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습니다. 지금부터 차근차근 짚어보겠습니다.
[질문1]먼저 이 부분부터 짚어보고 싶은 데요. 박 전 대통령의 당일 행적을 놓고 그동안 이런저런 괴담이 많았잖아요. 결국 모두 사실이 아니었던 건가요?
네, 최순실 씨의 전 남편인 정윤회 씨를 모처에서 만났다는 소문을 비롯해 청와대 내에서 굿판을 벌이거나, 의료시술을 받느라
7시간의 행적을 스스로 공개하지 못했다는 주장이 대표적인 괴담이었습니다.
어제 발표한 검찰 수사 결과에 따르면 모두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첫 보고를 받으며 지시를 내렸던 오전 10시 22분부터 최순실 씨를 비롯한 문고리 3인방과 오후 2시 15분경 '5인 회'를 하기 전까지 남겨진 4시간의 진실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질문2]그러면 그 4시간을 둘러싼 또 다른 억측이 생겨날 수 있는 건가요? 박 전 대통령은 4시간 동안 뭘 한 겁니까?
검찰이 6개월에 걸쳐 객관적인 증거를 바탕으로 관련자 63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4시간 동안 박 전 대통령이 만난 외부인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관저 내에서 의료시술 행위도 없었다고 검찰은 못박았습니다.
오전 10시 41분 청와대 의무실 간호장교가 관저로 들어가 의료용 가글액을 전달한 게 전부였습니다.
당시 가글액을 전달했던 간호장교는 2016년 12월 국회 국정조사 3차 청문회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신보라 / 전 청와대 의무실 간호장교(2016년 12월)]
"시간대는 명확하게 생각나지는 않습니다. 저는 그냥 지시가 있으면 갖다드렸습니다."
[손혜원 / 더불어민주당 의원(2016년 12월)]
"그런데 왜 가끔 의료용 가글을 쓰셨을까요? 하필이면 그날?"
다만 검찰은 당시 전후상황을 조사한 결과 "3월말 유럽 순방을 다녀온 뒤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며 "당시 인후염 관련 진료를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추론은 할 수 있지만 객관적인 사실은 아니라 4시간 동안 뭘 하고 있었는지 본인을 직접 조사하기 전엔 결론 내릴 수 없는 상황인 겁니다.
[질문2-2]그런데, 박 전 대통령은 평소에도 거의 관저 내실에 머물렀다면서요?
박 전 대통령과 관저에서 지낸 유일한 인물이죠, 관저 요리담당사였던 요리연구가 김막업 씨는 지난해 5월 언론 인터뷰에서 "7시간 행적이 어떠니 온갖 말들이 있었지만, 그냥 평소처럼 내실에 있었다"고 했습니다.
[질문3]오늘 조윤선 전 정무수석 등도 세월호 특조위 활동을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죠. 검찰의 판단은 박근혜 정부의 청와대가 진실을 은폐하려 했다는 것인데, 왜 이렇게 숨기려고 했던 걸까요?
검찰이 내린 결론은 '최순실' 때문이었다는 겁니다.
문고리 3인방은 구속된 뒤 "최 씨가 참사 당일 청와대에 왔다는 사실이 밝혀질까봐 비밀로 유지하고 있었다"고 진술했습니다.
4년이 지난 뒤에야 겨우 채워지고 있는 7시간의 행적, 하지만 여전히 남은 4시간은 미스터리입니다.
결국 진실을 밝혀낼 수 있는 마지막 퍼즐 조각은 박 전 대통령 밖에 없습니다.
파면된 전직 대통령이 국민을 위해 지켜야 할 마지막 의무는 진실을 밝히는 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