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지난 2008년 영변 원자로 냉각탑 폭파를 전 세계에 공개했습니다.
당시에는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로 이어지지 않았는데, 이번 핵실험장 갱도 폐쇄는 냉각탑 폭파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비핵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분석됩니다.
10년 전 냉각탑 폭파와 이번 조치가 어떻게 다른지 박광렬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요란한 폭발음과 함께 북한 영변 원자로 냉각탑이 순식간에 무너져 내립니다.
이 장면은 미국 CNN과 한국 방송사 등 6자회담 참가국 취재진에 공개됐고,
미국 국무부 관계자도 현장에서 지켜봤습니다.
[성 김 / 당시 미국 국무부 과장 (지난 2008년 6월) : 아주 완벽한 냉각탑 폭파였다고 생각합니다. 아주 잘 됐습니다. 안전하고 효과적이었습니다. 이제 냉각탑은 더는 저 자리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후로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 없이 북한은 핵 개발에 속도를 올렸습니다.
이번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도 폭파 장면을 국제기자단에 공개한다는 점에서 10년 전 냉각탑 폭파를 연상케 합니다.
하지만 무게감은 다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입니다.
영변 냉각탑은 2007년 북핵 불능화 조치로 인해 '빈 껍데기'나 다름없었지만, 풍계리 핵실험장은 일부 갱도를 여전히 활용할 수 있다는 겁니다.
[윤영찬 /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지난달 29일) : (김정은 위원장이) 기존 실험 시설보다 더 큰 2개의 갱도가 더 있고 이는 아주 건재하다고 말했습니다.]
또 상징적으로 핵시설만 없애는 것이 아니라, 고도화된 핵실험을 중단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으로도 풀이됩니다.
여기에, 남북 정상이 합의한 비핵화 조치를 먼저 이행하면서 북미 회담을 앞두고 진정성을 보여주려는 조치라는 점에서 냉각탑 폭파 때와는 다르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YTN 박광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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