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소탈한 삶을 살았던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오늘 자연으로 돌아갔습니다.
발인식에는 유족과 부회장단만 참석했는데요.
숲을 가꾸는 것을 좋아했던 고인의 뜻에 따라 장례는 화장 뒤 경기 곤지암 인근에서 수목장으로 진행됐습니다.
재벌 가운데 이례적으로 나무 한 그루 밑에서 소박하게 영면에 들었는데요,
우리 국민의 장례 의식도 변해 수목장 선호도가 납골을 넘어섰습니다.
김 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의 한 수목장.
2만 7천 제곱미터의 넓은 공간에 총 400 그루 넘는 나무가 자라고 있습니다.
고인의 유골을 나무 밑에 묻어두는 방식으로 봉분이나 별도의 납골당 없이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유골을 안치할 수 있습니다.
"제 옆에 있는 소나무 밑에는 열두 분의 유골이 묻혀있습니다.
나무 명패와 주변 나무들이 어우러져 있어 성묘객들은 숲 속에서 고인을 추모합니다."
[이경모 / 서울 마포구]
"저희 아버지가 살아계실 때 늘 자연으로 돌아가시길 바라셨고…"
[이범수/ 서울 양천구]
"가족들이랑 한번씩 오면 공기도 좋고 앞으로 우리나라 장례문화가 수목장으로 점차 확대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국민의식이 변하면서 5명 가운데 4명이 화장을 선택했고, 수목장 선호도는 납골과 봉분이 없는 형태인 평장 등을 넘어섰습니다.
하지만 현재 국공립 수목장은 전국에 5곳에 불과해 턱없이 부족하고, 가장 큰 국립수목장도 추모목의 60% 정도가 분양돼 지금 추세라면 3년 뒤 자리가 없습니다.
정부는 숲속에서 야영할 수 있는 캠핑장과 가족 공원을 함께 운영하는 방식의 수목장을 추가 조성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채널A뉴스 김 진입니다.
영상취재: 정기섭
영상편집: 이혜리
김 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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