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 사찰 문제 제기로 시작해 재판 거래 의혹으로 번진 양승태 사법부 시절 법원행정처의 행태가 이제 대한변협과 민변의 불법 사찰 의혹으로까지 번지고 있습니다.

법원행정처가 예전 국정원 같은 정보기관이 저지른 불법을 그대로 따라 했다는 지적입니다.

권남기 기자입니다.

[기자]
검찰이 법원행정처에서 확보한 문건에는 양승태 사법부가 민간인이나 민간단체를 사찰하고 압박하려는 방안이 담겼습니다.

이재화 당시 민변 사법위원장을 회유하려 시도하거나 민변 소속 변호사 7명을 블랙리스트에 올려 놓기도 했습니다.

[송상교 /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사무총장 : 변호사 단체에 대해서 사찰을 하고 대응문건을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하창우 전 변협 회장은 개인 재산을 뒷조사하고 수임 내역을 국세청에 건네는 방안도 검토했습니다.

[하창우 / 前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 개인에 대한 압박 방법이 적힌 것 중에 실제로 실행된 것들이 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하나같이 양승태 사법부의 목표인 상고법원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던 변호사들과 단체들이 당시 법원행정처의 표적이 됐습니다.

엄연히 민간인에 대한 국가기관의 불법 사찰로, 과거 국정원이나 기무사의 행태를 떠올리게 합니다.

게다가 이런 일을 벌인 법원행정처는 사법부의 행정 사무를 처리하는 지원부서일 뿐, 문건에 등장하는 정보 수집이나 사찰을 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예산도 없습니다.

법조계에서는 실제 실행 여부와 상관없이 판사들이 이런 일들을 계획한 것만으로도 처벌이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YTN 권남기[[email protected]]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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