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제비가 할퀴고 지나간 일본에는 37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는데요.
오사카 간사이 공항에서 고립됐던 한국 관광객들은 '재난 영화를 찍은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고베 현지에서 김범석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오늘 아침 간사이 국제 공항 앞 버스 터미널에 긴 줄이 늘어섰습니다.
폭우로 이틀째 폐쇄된 공항을 탈출해 인근 고베 공항으로 가는 배를 타려는 건데 교통편이 턱없이 부족해 7시간은 기다려야 합니다.
"어제부터 폐쇄된 간사이 국제 공항에 있던 3000여 명의 관광객들은 고베 공항 행 임시 배편과 육지 방향의 임시 버스 편으로 차례차례 빠져나왔습니다."
일부 전기가 나간 공항에서 밤을 지새운 한국 관광객들은 귀국길이 막막합니다.
[박민선 / 한국 관광객]
"오늘 아침에 원래 (비행기가) 뜬다고 했었는데 그게 또 결항이 돼서 지금 빨리 잡은 게 토요일 아침 11시 반. 그래서 저희도 계획을 짜야 돼요. "
오사카 한국총영사관 측은 공항에 고립된 우리 국민이 50여 명이라고 밝혔지만 한국 관광객들은 실태 파악조차 제대로 되지 않았다며 분통을 터뜨립니다.
[남궁동우 / 한국 관광객]
"(한국 관광객은) 1000여 명 이상은 되지 않을까? 전기도 안 되고 통신도 안 되고 아무것도 안 되다보니까 진짜 재난 블록버스터였습니다."
도심의 피해도 큽니다.
항구 옆 중고차 전시장에서는 수백 대의 차량이 폭격을 맞은 듯 떠밀려 불에 탔고, 대형 선박은 방파제에 걸려 두동강이 났습니다.
강풍에 날아온 지붕에 맞거나 베란다에서 떨어지는 등 10여 명이 숨지고 360여 명이 다쳤습니다.
곳곳에서 교통편이 끊기고 오사카와 기후, 홋카이도 등 정전피해를 입은 곳도 2백만 가구에 달합니다.
오사카 고베에서 채널A 뉴스 김범석입니다.
영상취재: 박용준
영상편집: 배영주
영상제공: 관광객 허정미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