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해고자들은 9년 만에 회사로 돌아가게 됐지만, 먼저 세상을 떠난 희생자 30명의 넋은 대한문 분향소 앞에 남아있습니다.
해고자들은 희생자들의 아픔을 잊지 않겠다며 복직 이후에도 노동현장 곳곳에서 벌어지는 부당 해고에 맞서겠다고 밝혔습니다.
차정윤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대한문 앞 분향소에 도착한 쌍용차 조합원들이 서로를 끌어안으며 눈시울을 붉힙니다.
쌍용차 사태 이후 9년.
기나긴 싸움 끝에 해고자 전원 복직이 담긴 노사 합의문을 들고 제일 먼저 분향소로 달려왔지만, 해고 이후 먼저 세상을 떠난 30명의 동료와 가족들은 검은 영정사진으로 남아있습니다.
[김정우 /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 우리와 함께했던 조합원들 가운데 일부가 목숨을 끊은 것, 세상을 떠난 것에 대해 그 생각이 먼저 떠오르고요.]
지난 2009년 악몽 같았던 경찰의 강제 진압, 지난 6월 세상을 떠난 쌍용차 해고자 故 김주중 조합원도 그곳에 있었습니다.
하늘에서는 최루액이 담긴 물 폭탄이 쏟아졌고, 컨테이너에서 내린 경찰 특공대가 무차별 진압에 나서면서 100명이 넘는 부상자가 속출했습니다.
해고 이후 김 조합원은 회사로 돌아갈 날을 기다리며 버텨왔지만, 끝내 스스로 고통의 삶을 마감했습니다.
[김선동 / 쌍용자동차지부 조직실장 : (故 김주중 조합원이) 잘못된 해고에 대해서 끝까지 싸우고 싶다고 이런 세상을 자식에게는 물려주고 싶지 않다면서 명예 회복을 하고 싶다 이런 말씀을 생전에 하셨거든요. 그래서 잘 견디실 줄 알았는데….]
뒤늦게 드러난 경찰의 폭력 진압과 재판거래 정황.
하지만 여전히 책임 있는 사과와 처벌은 먼 이야기입니다.
9년 만에 회사로 돌아가는 해고자들은 희생자들의 아픔을 기억하겠다며, 아직도 부당한 해고에 맞서 투쟁을 이어가는 노동자들을 위해 힘을 보태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김득중 /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장 : 곳곳에서 투쟁하고 있고 홀로 외로이 아무 관심 밖에서 밀려나서 투쟁하는 동지들에 관심과 힘을 모아주셔서 그 동지들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가정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쌍용자동차 해고자 전원에 대한 복직이 결정되면서, 지난 9년 동안 쌓였던 노사 간의 깊은 응어리를 걷어낼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YTN 차정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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