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이나 큰 잔치 때면 어김없이 열렸던 씨름은 오래전부터 우리 민족 생활의 일부였습니다.
5세기에 만들어진 고구려 고분 각저총의 벽화에도, 18세기 조선시대 풍속화에도 씨름 경기 장면이 생생하게 담겨있습니다.
전통 기예 씨름이 이제 우리나라를 벗어나 세계가 인정하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이 됩니다.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는 우리나라와 북한이 각각 신청한 씨름에 대해 모두 '등재 권고'를 내렸습니다.
특히 유네스코는 씨름이 한국인들의 문화적 정체성과 긴밀히 연관되어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박형빈 / 문화재청 연구관 : 11월 말에 모리셔스에서 열리는 무형유산보호 정부간위원회에서 심사를 통해 결정을 하게 되는데요. 여태까지 권고가 나온 게 뒤집힌 적이 없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으면 등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씨름이 최종적으로 등재되면 지난 2016년 제주해녀문화에 이어 우리나라의 스무 번째 인류무형문화유산이 됩니다.
이제 관심은 남북 공동 등재 가능성에 쏠립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의 유럽 순방 때 아줄레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씨름의 공동 등재를 추진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제안했고 문 대통령도 "매우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라고 화답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남북이 함께 등재 권고를 받음에 따라, 북한 측만 동참한다면 얼마든지 공동 등재 추진이 가능하다는 전망입니다.
[심승구 / 문화재청 무형문화재위원회 위원 : (남북 공동 등재가 된다면) 유산이 분단을 이어준 첫 사례로서의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향후 추진하게 될 DMZ 지역을 비롯한 유산의 공동발굴 및 보존관리를 위한 중요한 전기가 될 수 있다고 판단되고요.]
남북이 따로 이름을 올렸던 김장, 아리랑과 달리 씨름이 사상 최초의 남북 공동 유네스코 문화유산이 될 수 있을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취재기자ㅣ이지은
VJㅣ유창규
영상편집ㅣ김지연
자막뉴스ㅣ서미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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