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대통합과 혁신에 힘을 모으겠다던 자유한국당에서 해묵은 계파 갈등이 또다시 터져 나왔습니다.
지도부와 중진 의원들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였는데 공개석상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문제 등을 놓고 친박과 비박 성향 의원들이 설전을 주고받았습니다.
우철희 기자입니다.
[기자]
한 달여 만에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와 중진 의원 간의 연석회의.
대표적 친박계로 분류되는 4선의 홍문종 의원은 지도부를 향해 대놓고 쓴소리를 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서고, 당을 떠났던 사람들이 개선장군처럼 당을 좌지우지해 국민의 지지를 못 받고 있다며 복당파를 정면으로 비판했습니다.
[홍문종 / 자유한국당 의원 : 당 저주하고 당에 침 뱉고 탄핵에 앞장섰던 사람들 대오각성하고 반성해야 해요.]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정우택 의원도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등이 내세운 보수대통합에 대해 비판에 가세했습니다.
당 지도부를 장악한 비박계가 바른미래당 등에서 보수 인사를 영입해 세 불리기에 나선 것으로 판단해 견제구를 던진 것으로 풀이됩니다.
[정우택 / 자유한국당 의원 : 이 집 뛰쳐나간 사람 데려오는 게 보수 대통합이라고 저는 보지 않습니다.]
공개적인 설전에 일부 중진들이 자리까지 박차고 나가자 지도부는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탄핵에 대한 입장은 언젠가 밝혀야 한다면서도 지금은 통합과 당의 중심을 잡아나가는 게 먼저라며 일단 수습에 나섰지만,
[김병준 /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 이런 게 나가면 계파 논쟁이 확산하는 거 아니냐 하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복당파 출신으로 대표적인 비박계인 김성태 원내대표는 과거를 부정하고 국민에게 신뢰받을 수 없다며 한국당은 새로운 길을 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김성태 /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헌법재판소 결정 부정하면서 문재인 정권과 맞서 싸울 수는 없습니다.]
한동안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내홍이 당협위원장 교체와 연말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다시 불거지는 모습입니다.
내년 초로 예정된 전당대회가 다가올수록 당내 갈등이 더욱 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YTN 우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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