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신성일 씨의 평생의 동반자이죠 부인 엄앵란 씨는 가족들의 부축을 받으며 입관식에 참석했습니다.

"인생은 떠다니는 연기"라는 말로 남편을 떠나보내는 심경을 대신했습니다.

이어서 김유빈 기자입니다.

[리포트]
어제부터 남편의 빈소를 지킨 엄앵란 씨,

[엄앵란 / 영화배우 (어제)]
"이제 늘그막에 재밌게 살려고 그랬더니 내 팔자가…"

불편한 다리 탓인지 지친 모습으로 가족들의 부축을 받으며 입관식장에 들어섭니다.

그리고 한 시간 뒤, 스님의 손을 잡고 나온 엄 씨는 나즈막히 말을 건넸습니다.

[엄앵란 / 영화배우]
"인생은 연기야. 연기…연기로 왔다가 연기로 떠서 그냥 돌아다니는 거야. 그래서 또 만나나 봐."

남편의 폐암 판정 소식을 듣고 강인한 모습을 보였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엄앵란 / 영화배우 (지난 3월)]
"(남편이) 초라하게 죽을 수는 없어. 병원비하고 특실하고 다 준비해놨어."

영화로 만나, 50여 년의 세월을 부부로 지낸 두 사람.

[영화 '맨발의 청춘' (1964년)]
"전 두수 씨를 진실하고 올바른 사람이라고 믿고 있어요. 무슨 일을 하고 있든지…(토요일에 남산공원에서 기다리겠소, 열두 시에.)"

오랜 별거에 이어 2016년 엄 씨의 유방암 판정까지, 파란만장한 시절을 겪으면서도 힘들 때면 언제나 서로의 곁을 지켰습니다.

[현장음]
"(두 분 이제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겠어요.) 언제는 뭐 안 가까웠어요? (더 가까이.) 너무 가까워서…"

이젠 '오랜 동지'였던 남편을 영원히 떠나 보내야 하는 엄앵란 씨.

담담하게 자신을 다잡아보지만,

[엄앵란 / 영화배우]
"자연이 부르는 거야. 자연이 불러서 이렇게 들어가는 거야."

뒷모습엔 쓸쓸함이 묻어납니다.

[엄앵란 / 영화배우]
"아이구… 아이구… 참."

채널A 뉴스 김유빈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취재 : 김기범 조세권
영상편집 : 손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