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 농단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구속영장이 기각된 박병대·고영한 두 전직 대법관에 대한 보강 수사에 나섰습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턱밑에서 끊긴 연결고리를 다시 잇기 위해 영장을 재청구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됩니다.
양일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사법 농단 의혹의 핵심 윗선인 박병대·고영한 두 전직 대법관에 대한 사상 초유의 구속영장은 불발로 그쳤습니다.
"증거도 이미 충분히 수집된 데다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과의 공모관계 성립에 의문의 여지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해 구속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검찰은 법원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으로 향하는 길목을 차단해 임 전 차장을 마지막으로 '꼬리 자르기'를 하려는 것 아닌지 의심하고 있습니다.
이를 막기 위해 검찰은 두 전직 대법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하기로 사실상 방침을 정하고 보강수사에 나섰습니다.
우선, 김앤장과 법원행정처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강제징용 재판개입이나 '판사 블랙리스트' 자료를 보강해 혐의 입증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옛 통합진보당 관련 소송 '배당 조작' 의혹도 검찰이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 박병대·고영한 前 대법관에 대한 보강수사에 이미 착수했다"며 "구속영장 재청구는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사법 농단 의혹 수사로 유일하게 구속된 임종헌 전 차장에 대한 첫 재판이 오늘(10일) 열립니다.
재판부는 검찰의 공소 요지를 들은 뒤 임 전 차장 측 입장을 확인할 예정입니다.
출석 의무가 없는 준비기일이어서 임 전 차장이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을 전망입니다.
사법 농단과 관련한 '핵심 실무자'로 재판개입과 판사사찰 등 혐의가 이미 방대하지만,
김앤장 측과 일제 강제징용 재판개입을 논의하는 등 검찰 수사로 새롭게 드러난 범죄사실들이 추가로 재판에 넘겨질 예정입니다.
YTN 양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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