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전 한 청년이 서울 이태원에서 미국인에 의해 무참히 살해된 이태원 살인사건.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죠.
당시 검사의 실수로 진범을 잡을 기회를 놓쳤다가, 극적으로 몇 해 전 진범이 패터슨으로 밝혀져 징역 20년형이 선고됐는데요.
유족들은 그간의 고통을 배상하라며 민사소송을 냈지만,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왜 이런 판결이 나왔는지 성혜란 기자가 설명해 드립니다.
[리포트]
지난 1997년 이태원의 한 햄버거가게 화장실에서 스물두 살 청년 조중필 씨가 무참하게 살해당한 '이태원 살인사건'.
현장에서 검거된 미군 자녀, 아서 존 패터슨과 에드워드 리는 서로가 범인이라고 주장해 사건은 미궁에 빠졌습니다.
검찰은 에드워드 리를 진범으로 지목했지만 무죄가 확정됐고, 18년 만에 돌고 돌아 진범으로 법정에 선 패터슨은 징역 20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유족은 진범과 공범이 새로 밝혀지자, 가해자들을 상대로 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법원이 지난 2003년 이미 패터슨 측에 대해선 "조 씨 부모에게 각각 1억8천 만 원씩 배상하라"고 판결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당시 미국으로 도주한 패터슨에게 배상금 지급을 강제할 수 없어 유족이 실제로 받은 돈은 없었습니다.
[이복수 / 피해자 어머니]
"범인이 없는 바람에 집을 팔아 가면서 우리가 쫓아다녔어요. 중필이 죽인 놈이 어떤 놈이냐 해서 찾아다녔어요."
법원은 출국정지가 해제된 틈에 미국으로 도주한 패터슨에 대해선 "검사의 실수였기 때문에 배상 책임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복수 / 피해자 어머니]
"우리나라 법이 그래요. 없는 사람에게는 그냥 지키라고 하고, 자기들은 농락하고 그러는 거예요."
유족은 항소를 검토 중입니다.
채널A뉴스 성혜란입니다.
성혜란 기자
[email protected] 영상취재 김재평
영상편집 이승근
그래픽 성정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