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화력발전소에서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 씨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이후 그동안 안전 관리는 제대로 돼 왔는지 관심이 높은데요.
원청업체인 한국서부발전이 그동안 하청업체 직원들의 사망 사건을 국회에 축소 보고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김대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오전 9시 반쯤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외벽 보수에 투입된 고소작업차 크레인이 쓰러졌습니다. 이 사고로 크레인 탑승함에 타고 있던 박 모 씨 등 인부 2명이 60m 아래로 추락해 숨졌습니다."
지난 2011년 9월,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한 사고입니다.
당시 추락해 숨진 2명은 건물 외벽 보수 공사를 하던 하청업체 근로자들이었습니다.
2016년 2월에도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하던 하청업체 근로자 2명이 추락해 숨졌습니다.
하지만 이런 사실은 국회 보고에서 누락됐습니다.
한국서부발전이 지난해 국회 의원실에 제출한 발전소 사고 사상자 현황입니다.
2008년에서 2016년 사이 태안화력발전소에서 48건의 인명 사고가 발생해 6명이 숨진 것으로 보고됐습니다.
하지만 2011년, 2016년 4명의 사상자는 빠졌습니다.
한국서부발전은 보고가 누락된 이유조차 모른다는 입장입니다.
[한국서부발전 관계자 : 고용노동부에서 발표한 자료를 갖고 제출하는데 그 두 건이 고용노동부 자료에 포함이 되지 않아요. 저희도 왜 포함이 안 됐는지는 모르는데…. 고용노동부에서 산재 신고가 들어오면 산재 판정을 해서 집계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저희가 제출해서 집계하는 게 아니고요.]
2013년 현황부터 포함한 또 다른 보고서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2017년 11월 하청업체 근로자가 기계에 끼여 숨진 사고도 국회에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더구나 당시 환자 후송 과정에서는 구급대를 부르지 않는 등 안전 메뉴얼도 지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준선 / 고 김용균 시민대책위 상황실장 : 서부발전이 자신의 사업장에서 일어난 산재 리스트조차 제대로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산재로 죽든 다치든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라고 생각하고요. 그래서 분노합니다.]
목숨을 앗아간 사고지만 통계조차 제대로 관리 되지 않을 정도로 무관심했던 것인지, 사고 축소나 은폐가 있었던 것인지, 또 다른 비극을 막기 위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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