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된 이야기, 이번 사건을 직접 취재한 보도제작팀 이서현 기자와 이어 갑니다.
[질문1] 충격적인 고백을 하기까지 마음의 결심이 쉽지 않았을 텐데 이 기자, 신유용 씨가 미투에 나선 계기가 있다고요?
네, 신유용 씨는 사실 성폭력 피해를 숨기고 싶어했습니다.
그런데 가해자의 가족들이 우연히 알게되었고 먼저 연락을 해옵니다.그러자 가해자 A씨는 돈을 줄테니 거짓말을 해달라고 먼저 부탁을 하게 됩니다.
저희가 그 통화 녹음을 직접 입수했는데요. 어떤 내용이었는지 들어보시죠.
[녹취]
유용아, 통화했어? (네) 어떻게 된 건지만 이야기 해줘 내가 듣기만 할게. (일단 사실대로 다 이야기했어요) 원래 사실대로 다 이야기했다고? 왜? 나랑 약속했잖아. (솔직하게 말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어요)
신유용 씨가 A씨의 제안을 거부하면서 이번 일이 공개된 겁니다.
[질문2] 신유용 씨를 직접 만나봤는데 지금 어떤 상태인 건가요?
네 사실 저희가 신 씨를 만난건 오늘 보도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기 전인 지난 10일 입니다. 심석희 선수 사태 이후 체육계 미투 전반을 취재하던 중 연락이 닿았던 건데요.
그 때에도 신 씨는 무척 두렵고 불안한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혼자서는 인터뷰 자체도 꺼렸기 때문에 옆에서는 몇몇 친구들이 도움을 주고 있었습니다.
[질문3]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있었던 건가요?
신 씨가 처음 피해를 당한 건 고등학교 1학년때입니다.
신씨는 이후에도 A씨가 숙소나 모텔 등으로 불러내서 지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습니다.
제주에서 열린 대회에서는 몸이 안좋다고하자, 임신 테스트를 강요하고, 이후 산부인과까지 데려가게 됩니다.
[신유용 / 전 유도선수]
"임신 테스트기를 먼저 가지고 와서 해보라고 했어요. 제가 그걸 어떻게 할줄 모르니까 물어봤는데 이렇게 하면 된다더라. 방법 봐라 해서 했고.
[질문3-1] 일이 이 정도였으면, 유도계에서 나서서 도와줬을 텐데. 유도계에서는 신씨의 미투를 달가워하지 않은 건가요?
네, 신유용 씨는 미투를 하기 전에도 미투를 하고 난 이후에도 오히려 주위의 비난에 시달렸다고 합니다. 목소리 직접 들어보시죠.
[신유용 / 전 유도선수]
"(지인들이) 니가 미투를 하는 순간 너한테 들려오는 뒷말과 시선들을 감당할 수 있겠느냐는 말을 듣고 제가 지레 겁을 먹었고"
[질문4] 그러니까 미투를 했을 때 주변에서 좋은 시선이나 이야기를 들을 수 없었다는 거군요?
네 신유용 씨는 용기를 내서 미투를 했지만 유도계 내부의 반응은 차가웠습니다. 목소리 들어보시죠.
[신유용 / 전 유도선수]
“(유도계 사람들은) 제가 유도계 이미지를 손상시켰다고 표현을 하고 다니더라고요. (지인이 제 글을 공유하면) 더 높은 사람이 ‘야, 그거 왜 공유해. 제대로 난 판결들도 아닌데 왜 공유해. 그거 유도계 이미지 손실이야’”
유도계 고위 관계자가 오히려 신유용 씨의 미투 글을 비난하고 글이 확산되는 걸 막으려고 했다는 건데요.
이런 분위기 때문에 주변 동료 선수들 역시 신 씨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기 어려운 분위기였다고 합니다.
[신유용 / 전 유도선수]
"선수들이 (미투) 공유를 해줬으면 좋겠고 많이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분들은 하나도 연락 안하고 저를 피하는 느낌... 쉬쉬한다고 하면 쉬쉬하는 거고."
[질문5] 얘기를 듣다 보니 신유용 선수에게는 이 사건이 끝나지 않은, 계속 진행중인 일이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리포트에서도 보셨습니다만 전 지도자 A씨는 첫 관계를 제외하고는 강제성을 부인하고 있는 상태입니까?
네, 가해자 A씨는 현재는 지도자 생활을 그만두고 경찰 수사에 집중하고 있는데요. 첫 관계에서의 강제성이 있었다고 인정하면서도 정확히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부인하고 있습니다.
그 이후에는 5년 가까이 만났기 때문에 서로 좋은 감정을 가진 연인관계였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죠.
[질문6] 하지만 그렇게 해명하기에는 과도한 폭행을 가했고 저항하지 못한다는 점을 이용했다고 신 씨는 반박하고 있습니다.
신 씨가 직접 폭행을 당한 내용도 저희에게 밝혔는데요. 한번 들어보시죠.
[신유용 / 전 유도선수]
”(A씨가) 살을 못 뺀다는 이유로 저를 맨날 조르고 기절시키고... 그 사람 때문에 저는 거품까지 물 정도의 기절을 한 적도 있습니다.
[질문7] 이런 고통을 겪으면서도 신씨는 유도에 대한 애정을 못 버리고 있는 것 같은데요. 꿈을 이루지 못한 안타까움이랄까요. 신씨의 심정은 어떤 건가요?
신유용씨는 유도를 그만두었지만, 여전히 유도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평생 노력을 기울인 유도를 사랑하지만, 성폭행의 끔찍한 기억 때문에 유도를 애써 멀리하고 있는 거죠.
신씨의 한 SNS 글에서도 그런 생각을 엿볼 수 있습니다.
신유용 인스타 내게 너무 끔찍한 유도지만, 그것과 별개로 이 사람들을 너무 사랑해.
어떻게 보면 유도를 사랑하는 한 선수의 꿈을 지도자의 잘못된 욕망이 앗아갔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네.계속해서 관련된 소식 새로 들어오는 것 있으면 전해주시고요.보도제작팀 이서현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