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작물을 파먹고 길거리 쓰레기통을 뒤지는 까마귀는 일본에서도 별 대접을 못 받는데요.
그런데 최근 유독 똑똑하게 행동하는 까마귀 한 마리가 발견돼 학계에서까지 화제가 되고 있다고 합니다.
도쿄에서 황보연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일본 요코하마시의 한 공원, 암컷 까마귀 한 마리가 사람들이 주로 물을 마시는 수도에 내려앉습니다.
부리로 능숙하게 수도꼭지를 아래로 한 차례 밀자 적당한 만큼 물이 나옵니다.
기다렸다는 듯 시원하게 물을 마십니다.
[주민 : 몇 번이고 봤지요. 까마귀 머리가 정말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다가 아닙니다.
이번엔 다른 쪽 수도꼭지를 방금 전과는 반대 방향으로 밀어 올립니다.
물이 조금 더 솟구치자 이번엔 아예 드러눕습니다.
떨어지는 물이 몸에 맞도록 조절하며 마치 샤워하듯 이리저리 움직입니다.
40여 년간 까마귀를 연구해온 도쿄대 히구치 교수도 이 까마귀의 똑똑한 행동에 깜짝 놀랐습니다.
[히구치 히로요시 / 도쿄대 교수 : 정말 흥분했습니다. 와! 하는 느낌으로 봤지요.]
지하철역 승차권 자동판매기에 카드를 집어넣으며 표를 사는 시늉을 하는 까마귀, 강아지 소리를 흉내 내기도 하고 부리로 공을 굴리기도 합니다.
사람의 행동을 모방해 한때 화제가 됐던 까마귀들입니다.
히구치 교수는 그러나 수도꼭지를 돌리는 요코하마의 까마귀는 이런 녀석들과 차원이 다르다고 말합니다.
[히구치 히로요시 / 도쿄대 교수 : 목적에 맞게 수도꼭지를 틀고 물의 양을 조절하는 것에 특히 주목해야 합니다. 천재 까마귀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따라 하기가 아니라 물을 마시고 샤워를 하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물의 양까지 조절하는 게 놀랍다는 설명입니다.
한 달 동안 천재 까마귀의 행동을 관찰한 히구치 교수는 영국의 저명한 조류 전문지에 관련 논문을 발표해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YTN 황보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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