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산화 효과로 한 때 '왕의 열매'라고까지 불리던 아로니아가 최근 농가의 눈물로 변했습니다.
스무 배 가까이 가격이 떨어졌기 때문인데요.
왜 이렇게 된 건지 이지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매년 아로니아 10톤을 생산하던 백승선 씨의 과수원.
이젠 앙상한 가지만 무성하게 웃자라 지나다니기도 쉽지 않습니다.
[백승선 / 아로니아 재배 농민]
"지금은 시세가 폭락해서 (창고에) 쌓여 있는 게 1kg당 2000원에도 안 나가요. 누가 (공짜로) 가져가기라도 했으면 좋겠어요."
[이지운 기자]
"이 냉동고에는 5톤에 달하는 아로니아가 쌓여 있습니다.
지난해 8월 수확했지만 팔리지 않아서 7개월째 이렇게 보관만 하고 있습니다."
결국 백 씨는 올해 아로니아 농사를 포기했습니다.
건강 식품으로 입소문을 탄 아로니아는 재배도 쉬워 농민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습니다.
2013년 100톤 수준이던 생산량은 4년 만에 8800톤 규모로 증가했고, 재배 농가 수도 10배 늘었습니다.
한 때 4만 원까지 올랐던 1kg당 가격은 이제 2000원 선까지 떨어졌습니다.
농민들은 저렴한 외국산 아로니아 수입이 가격 폭락을 부추겼다고 말합니다.
[조영신 / 아로니아총연합회 회장 (지난해 10월)]
"FTA 체결로 인한 수입으로 전국 2만 여 아로니아 농가는 가격 하락으로 심한 고충을 겪고 있으며…"
하지만 정부는 재배농가가 갑자기 는 데다 소비는 주춤해진 게 원인이라는 입장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
"작년 (수입량은) 50톤으로 10분의 1 정도로 줄었는데 생산량은 계속 늘었습니다. 최근 기능성 식품이 시들해지면서 소비가 위축된 거죠."
정부는 다만 아로니아 농가들의 상황을 고려해 다른 작물을 심을 경우 1ha당 600만 원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채널A 뉴스 이지운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취재: 박재덕
영상편집: 오영롱
그래픽: 김민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