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 배당된 이른바 '유령주식'을 팔아치운 삼성증권 직원들이 1심에서 모두 실형을 면했습니다.

당시 사건의 여파로 두 달 사이 4천억 원에 가까운 시가 총액이 증발한 걸 고려하면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경국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해 4월, 삼성증권은 실수로 우리사주에 대해 주당 1천 원대신 '1천 주'를 배당했습니다.

이렇게 생긴 '유령 주식'은 28억 천만 주, 당시 삼성증권 발행주식 수의 30배가 넘었습니다.

그런데 사태를 바로잡아야 할 삼성증권 직원들은 이 주식을 시장에 팔아치웠습니다.

이 여파로 당시 주가가 장중 11.7% 가까이 떨어지는 등 투자자들의 피해가 잇따랐고, 두 달여 만에 4천억 원에 가까운 시가 총액도 증발했습니다.

[구성훈 / 당시 삼성증권 대표이사(지난해 4월) : 여러분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것이 많으므로 가능한 한 신속하게 피해자 입장에서 보상하도록….]

1년여 만에 사건에 가담한 직원 가운데 8명의 선고 재판이 열렸습니다.

재판부는 금융업 종사자들이 직업윤리와 도덕성에 대한 기대와 신뢰를 배반했다며 강하게 꾸짖었습니다.

앞서 재산상 얻은 이익이 없다며 무죄를 주장한 항변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정작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재판부는 혐의가 무거운 구 모 씨 등 4명에게는 징역형의 집행을 유예하고, 다른 4명에게는 1~2천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했습니다.

모두 실형을 면한 겁니다.

시민단체들은 즉각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김득의 / 금융정의연대 상임대표 : 전무후무한 자본시장을 교란했던 행위였거든요. (선고는) 집행유예이다 보니까 솜방망이 처벌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안 좋은 선례로 남을 수 있습니다.]

비판이 커지는 가운데, 검찰은 판결문을 토대로 항소 여부를 검토할 방침입니다.

YTN 이경국[[email protected]]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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