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세워진 지 100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처음 자리잡은 상하이부터 광복을 맞은 충칭까지 27년의 역사가 중국 곳곳에 남아있습니다.

권오혁 베이징 특파원이 발자취를 따라가봤습니다.

[리포트]
외국인이 치외법권을 누리는 곳으로 일본의 힘이 크게 미치지 않았던 상하이 황푸구 루이진얼로.

100년 전 이 곳의 한 셋방에서 독립지사들이 의회 격인 임시의정원을 열고, 인근에 임시정부 청사도 만들었지만 지금은 그 흔적을 찾을 수 없습니다.

온전히 남아있는 임시정부 청사는 1926년부터 윤봉길의 폭탄 의거 직후인 1932년 4월까지 사용한 '마당로 청사'입니다.

[나중화 / 나창헌 선생 아들·광복회 부회장]
"1926년에 저희 아버지가 일본 영사관에 네 번의 폭탄을 터뜨려서 터졌어요. 백범 선생이 빨리 도망을 가라고 해서 항저우로 가서… "

이후 일제의 탄압이 거세지면서, 임시 정부를 이끌었던 김구 선생은 인근 자싱으로 피신했습니다.

중국 국민당 간부 추푸청의 도움으로 숨어 지냈습니다.

"2층에 위치한 침실을 사용한 김구 선생은 침대 옆에 비상 탈출구를 마련해 (화면 전환) 위급한 상황이 발생하면 배를 타고 호수로 피신했습니다. "

[추정위안 / 추푸청 선생 손자]
"(윤봉길의 의거로) 중국인들의 항일 투쟁도 크게 고무됐습니다. 그래서 제 조부도 마땅히 김구 선생의 도피를 도왔습니다."

임시정부는 이동 거리만 4천km에 달하는 떠돌이 생활 끝에 1940년 충칭에 안착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임시정부가 자리잡은 곳이 이 곳 충칭의 연화지 청사입니다. 바로 이 계단에서 귀국을 앞둔 임시정부 요인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했습니다. "

이국 땅에서 27년 간 꿋꿋이 대한민국의 기틀을 만든 임시정부는 광복의 순간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채널A 뉴스 권오혁입니다.

영상취재: 위보여우(VJ)
영상편집: 배영주
그래픽: 김태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