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딸들에게 학교 시험문제와 정답을 유출한 혐의로 기소된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이 1심에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았습니다.

재판부는 교무부장이 유출한 문제와 정답으로 딸들의 성적이 오른 사실이 넉넉히 인정된다며 교육에 대한 신뢰를 저하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강희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숙명여고에 다니던 쌍둥이 학생이 만든 암기장입니다.

전교 1등을 했던 2학년 1학기 기말고사 12개 모든 과목의 정답이 적혀 있습니다.

시험지 한쪽에는 문제풀이 대신 아주 작은 글씨로 정답만 나열돼 있습니다.

같은 학교 교무부장이던 아버지 A 씨가 시험 문제와 정답을 미리 유출해 쌍둥이 딸들에게 건넸다는 혐의의 핵심 증거들입니다.

A 씨는 수사와 재판 과정 내내 혐의를 부인했지만, 1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숙명여고 前 교무부장 : (혐의를 계속 부인하셨는데 억울한 점 있으신가요?) 법정에서 나중에 말씀드리겠습니다.]

법원은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먼저 A 씨가 정기고사 답안의 결재권을 갖고 있고, 시험지 보관 금고의 비밀번호를 아는 만큼 접근성이 충분하다고 봤습니다.

또 정기고사 시작 직전 A 씨가 혼자 출근하거나 두 딸이 정정되기 전의 오답을 똑같이 기재한 점 등 의심스러운 행적이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점을 볼 때 A 씨가 사전에 문제와 정답을 유출하고, 딸들이 이 정답을 활용해 실제 성적이 향상된 사실이 넉넉히 인정된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이런 범행으로 숙명여고가 받은 업무방해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고, 다른 학교까지도 의심의 눈길을 받게 돼 교육에 대한 국민 신뢰가 저하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A 씨는 쌍둥이 딸들에게 5차례에 걸쳐 교내 정기고사 문제와 답안을 알려줘 학교의 성적평가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습니다.

A 씨 측 변호인은 여전히 무죄를 주장하는 입장이라며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YTN 강희경[[email protected]]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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