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잠시 후 스웨덴 의회에서 연설합니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위한 신뢰'라는 주제로 연설하는데, 앞서 오슬로 포럼 연설에서 밝힌 '국민을 위한 평화' 구상을 더 구체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존경하는 국왕님, 안드레아스 노를리엔 의장님과 의원 여러분, 내외 귀빈 여러분,
구 모론! (안녕하십니까)
노벨평화상 수상자 알바 뮈르달 여사는 바로 이 자리에서 전세계 군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처음으로 선언했습니다.
한국의 김대중 대통령도 노벨평화상 수상 직후 바로 이 자리에서 한반도 평화 비전을 재차 천명했습니다.
그로부터 19년이 흘렀는데, 한반도 평화에 얼마나 진전이 있었는지 되돌아보게 됩니다.
유서 깊은 스웨덴 의사당에서 연설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따뜻하게 반겨주시고 연설의 기회를 주신 스웨덴 국민과 국왕 내외분, 의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스웨덴은 대한민국의 오랜 친구입니다.
한국전쟁 때 야전병원단을 파견해서 2만5천 명의 UN군과 포로를 치료하고, 한국의 국립중앙의료원 설립을 도왔습니다.
민간 의료진들은 전쟁 후에도 부산에 남아 수교도 맺지 않은 나라의 국민을 치료하고 위로했습니다.
스웨덴은 한국인에게 오랫동안 이상적인 나라였습니다.
1968년, 한국이 전쟁의 상처 속에서 민주주의를 꿈꾸던 시절 한국의 시인 신동엽은 스웨덴을 묘사한 시를 썼습니다.
그 시의 일부를 읽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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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엽 '산문시 1' 中
"스칸디나비아라든가 뭐라구 하는 고장에서는 탄광 퇴근하는 광부들의 작업복 뒷주머니마다엔 기름 묻은 책 하이데거, 럿셀, 헤밍웨이, 장자, 휴가 여행 떠나는 총리는 기차역 대합실 매표구 앞을 뙤약볕 흡쓰며 줄지어 서있을 때, 그걸 본 역장은 기쁘겠소라는 인사 한마디만을 남길 뿐, 평화스러이 자기 사무실 문 열고 들어가더란다.
그 중립국에서는 대통령 이름은 잘 몰라도 새 이름, 꽃 이름, 지휘자 이름, 극작가 이름은 훤하더란다.
자기네 포도밭은 사람 상처 내는 미사일 기지도 탱크 기지도 들어올 수 없는 나라, 황톳빛 노을 물든 석양 대통령이라고 하는 직함을 가진 신사가 자전거 꽁무니에 막걸리 병을 싣고 삼십리 시골길 시인의 집을 놀러가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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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은 이 시를 읽으며 수준 높은 민주주의와 평...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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