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호 감방의 노래 [Woman's march]
1919년 3·1운동 직후, 서울 서대문구 현저동 서대문 형무소.
3·1운동을 주동했다는 이유로 여옥사 8호 감방에 유관순, 심명철, 어윤희, 권애라, 신관빈, 임명애, 김향화 등 7명의 독립운동가가 수감됐다. 10대부터 30대 여성이었던 이들은 옥중에서 노래를 만들어 부르며 공포를 달래고, 서로에게 용기를 불어 넣었다.
한국일보가 3ㆍ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년을 맞이해 연재하는 연중기획 ‘다시 부르는 삼월의 노래’는 독립을 위해 모든 것을 버렸던 운동가들의 숨겨진 스토리, 그리고 이들을 위해 묵묵히 사명을 다했던 무명 조력자의 삶을 조명하는 기획이다. 한국일보는 1919년 3월 이후, 서대문 형무소 여옥사에 함께 수감된 유관순 외 6명의 독립운동가들이 옥중에서 만들어 불렀던 노래의 존재 사실을 확인하고, 가사를 입수했다. 심명철 지사의 아들 문수일씨는 "이 곡을 (유관순과 감방 동료들이) 수시로 불렀다고 한다"며 "간수들이 시끄럽다고 제지하기도 했다고 들었다"고 회고했다.
한국일보는 발굴한 가사를 토대로 노래를 재탄생시키는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20대 여성 싱어송라이터 안예은이 곡조를 붙였다. "대한이 살았다"라고 "피눈물로 기도"한 이들의 당찬 의지를 노래로 담아냈다. '아픈 역사에 꺾인 한송이의 꽃'으로 묘사하기보다, '죽음에도 꺾이지 않는 운동가'로서의 의지를 강조하고자 했다.
비록 역사에는 이름 한 자 남지 못했지만 , "살아남은 자가 배신자를 죽인다"고 서약할 정도로 결연했던 여성 독립 운동가들의 기개와 용기가 이 노래를 계기로 더욱 많이 알려지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