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한보 사태'의 주역인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이 지난해 에콰도르에서 사망했다고 검찰이 최종 결론 내렸습니다.
검찰은 정 전 회장이 직접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150쪽 분량의 유고를 분석하면서, 4남 한근 씨에 대한 수사를 이어갈 방침입니다.
신지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의 4남 정한근 씨가 장례식 제단 앞에 두 번 큰절을 올립니다.
한근 씨가 지난달 검찰에 제출한 정 전 회장의 장례식 동영상입니다.
정 씨는 지난달 첫 검찰 조사에서 아버지가 이미 숨졌다며, 사망 확인서와 유골함 등을 함께 제출했습니다.
우리 검찰의 요청을 받은 에콰도르 정부는 10여 일 만에 사망확인서와 내용이 모두 사실이라고 확인했습니다.
사망확인서에 따르면 정 전 회장은 지난해 12월 1일, 에콰도르 과야킬 시의 한 병원에서 '만성 신부전증' 등으로 사망했습니다.
당시 임종을 지켰던 한근 씨는 장례 절차까지 책임지기 위해 현지에서 공증을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정 전 회장과 아들 한근 씨가 각자 위조된 신분으로 지냈던 만큼, 서류상 친족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한근 씨는 장례식 이후, 국내에 있던 다른 가족에게도 문자와 사진으로 사망 소식을 전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앞서 정 전 회장은 지난 2007년 5월, 70억 원대 교비 횡령 사건으로 항소심 재판을 받던 중 치료 명목으로 해외에 나갔다가 그대로 도주했습니다.
이후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스스탄을 거쳐 2010년 무렵 먼저 에콰도르에 정착했고, 한근 씨는 2015년부터 현지에서 아버지를 돌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한근 씨가 부친 얘기를 할 때마다 거의 통곡을 했다며 먼 타향에서 돌아가신 데 회한이 있는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검찰은 정 전 회장이 지난 2007년 5월 해외로 도피한 직후부터 2015년까지 쓴 것으로 보이는 150쪽 분량의 자필 유고도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정 전 회장의 사망이 공식화되면서 사실상 2천2백억 원에 이르는 체납 세금을 환수할 방법은 없어졌습니다.
검찰은 정 전 회장의 유골함을 다른 유족에게 인도하고, 아들 한근 씨의 조세포탈 등 혐의에 대한 수사를 이어갈 방침입니다.
YTN 신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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