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에게 잔혹하게 폭행당한 베트남 이주여성은 이혼을 하더라도 한국에 남고싶어합니다.
기존에는 쉽지 않은 일이었는데, 대법원이 전향적인 판결을 냈습니다.
최주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국인 남편에게 3시간 동안 폭행을 당한 베트남 이주 여성 A 씨.
[김모 씨 / 피의자]
"음식 만들지 말라고 했어 안 했어? 내가 베트남 아니라고 했지."
A 씨는 "이혼하고 아이와 한국에서 살고 싶다"고 밝혔지만, 뜻대로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습니다.
이혼의 '모든' 책임이 한국인 남편에게 있을 때만 여성의 체류를 허가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관행에 제동이 걸렸습니다.
지난 2015년 한국인과 결혼한 베트남 여성 B 씨는 임신 중 시어머니의 요구로 편의점에서 일하다 유산하고, 집에서 쫓겨나는 등 갈등이 커지자 이혼했습니다.
이후 "체류기간을 연장해달라"고 요구했지만, 1,2심 법원이 "B 씨에게 이혼의 책임이 전혀 없다고 볼 순 없다"고 판단해 추방 위기에 놓였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남편에게 '모든' 책임이 아니라 '주된' 책임이 있다면 이주여성의 체류를 허가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김웅수 / 변호사]
"(남편의) 전적인 귀책사유를 입증해야 해서 어려움이 있었죠. 결혼 이주여성이 부당한 대우에 대해 수월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됐고…"
남편의 부당한 대우로 이혼하고도 당장 쫓겨날 위기에 놓인 이주여성이 국내 터전을 마련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 겁니다.
채널A 뉴스 최주현 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취재 : 김재평
영상편집 : 박형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