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경정예산안이 100일 가까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며 역대 장기 표류 2위 기록을 갈아 치웠습니다.
다음 달 10일이면 최장 방치 신기록이 되는데, 여야의 강대 강 대치로 사상 초유의 '추경안 폐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보도에 오인석 기자 입니다.
[기자]
미세먼지와 산불 대응 등 국민 안전과 부진한 경기 활성화를 위해 지난 4월 하순 국회에 제출된 6조 7천억 규모의 추경 예산안.
하지만 90일을 훌쩍 넘기고도 처리되지 못하며 장기 표류하고 있습니다.
특히 다음 달 10일이면 19년 만에 '역대 최장기간 국회 체류' 신기록이 달성됩니다.
지금까지는 지난 2000년 제출된 추경안이 107일 만에 통과돼 가장 오랜 기간 지연됐고, 2008년 추경안은 91일 만에 국회 문턱을 넘었습니다.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까지 나오면서 추경안 처리 요구가 잇따르고 있지만, 여야 협상은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추경안 처리가 늦어지면서 추경 효과가 반감되고, 특히 일본 수출 규제 관련 예산은 미리 반영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습니다.
[홍남기 /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지난 24일) : 추경은 국회에 제출된 지 너무 오래돼서 이미 데드라인을 지나가고 있기 때문에 별도로 (통과)해 주십시하는 간곡한 말씀을 드렸습니다.]
야당은 일본 수출 규제 관련 증액 추산 규모가 고무줄이라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나경원 /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지난 24일) : 저희가 보기에는 추경의 효용성 문제도 상당히 문제가 있고, 이것은 여당 원내대표와 풀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여야의 극한 대치로 추경이 헌정사상 처음 폐기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영삼 정부 이후 지난해까지 26년 동안 제출된 24건의 추경안은 모두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일본 규제 대응 관련 예산이 포함된 추경을 처리하지 않는 것에 대한 부담이 클 수밖에 없어 결국 여야의 추경안 심의가 재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YTN 오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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