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보신 고유정 체포 당시 영상, 내용 보다는 유출 경위가 논란입니다.
이 사건 집중취재중인 정책사회부 정현우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Q1. 고유정은 이미 신상공개, 그러니까 얼굴까지 공개된 피의자잖아요. 그런데 왜 이 체포영상은 유독 논란인건가요?
앞서 보신 영상은 고유정 수사팀이 직접 찍은 수사 내용의 일부라는 게 문제입니다.
경찰 내부 자료가 특정 언론에 유출된 건데, 해당 영상을 제공한 사람은 다름 아닌, 수사 책임자였던 박기남 전 제주 동부경찰서장입니다.
그런데 박 전 서장은 서장으로 있을 때뿐 아니라, 7월 초 인사이동으로 자리를 옮긴 뒤에도 영상을 유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Q2. 경찰이 수사 내용을 언론에 알리는 것이 처음 있는 일은 아니잖아요?
경찰청 훈령에 따르면 "보안 유지가 필요한 수사 내용에 대해선 공개해선 안 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언론에 수사내용을 알릴 때에도 공보 책임자나 관서장이 하도록 돼 있습니다.
그런데 박 전 서장은 이번 수사에서 손을 떼고 제주지방경찰청으로 옮긴 상황에서도 영상을 유출했습니다.
규정을 위반한 것이고요. 따라서 경찰은 박 전 서장을 정식 감찰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Q3. 규정에 따르지 않고, 자기 소관 업무가 아닐 때도 유출한 것이 더욱 문제군요. 박 전 서장도 이런 위험성을 모르지 않았을텐데 왜 자료를 줬을까요?
먼저 영상을 공개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팀은 오늘 입장문을 발표했는데요.
박 전 서장이 서장으로 재직할 당시 인터뷰하고 자료를 받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박 전 서장 본인이 영상을 제공한 의도와 과정은 논란입니다.
박 전 서장은 고유정 수사 과정에서 줄곧 이렇게 말해왔습니다.
[박기남 / 전 제주 동부경찰서장 (지난 6월 2일)]
"피의사실 공표죄가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언론에 말씀을 드려야되지 않나."
이후 부실수사 논란이 거세지자 고유정 사건 수사팀은 경찰 내부망에 이런 글도 올렸는데요.
"고유정에 대한 현장검증은 죄인을 끌고 다니며 망신을 주는, 조리돌림이 될 수 있어 하지 않았다"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사건 발생 두 달이 넘은 시점에 특정 언론에 영상을 공개한 건, 결국 자신에게 쏟아지는 부실수사에 대한 비난을 피해가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옵니다.
Q4. 박 전 서장 입장 들어봤습니까?
제가 어제 오전에 박 전 서장에게 전화를 해봤는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박기남 / 전 제주 동부경찰서장 (어제)]
"(고유정 체포영상 관련해서.) 아휴. 죄송합니다. 제가 거기에 대해선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이후로는 연락이 닿지 않고 있습니다.
경찰청 차원의 진상조사에는 충실히 임하겠다고 밝힌 만큼,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알겠습니다. 정책사회부 정현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