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침략의 과거사를 부정하지만, 빼어난 자연 풍경을 자랑하는 우리 국립공원 곳곳에서도 일제 수탈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지운 기자가 보여드립니다.
[리포트]
차령산맥의 첫머리, 울창한 산림이 우거진 오대산 국립공원입니다.
매년 80만 명이 찾는 관광 명소지만, 일제 강점기의 아픈 기억이 남아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일제는 자연 상태 그대로 보존된 이 곳의 목재를 20년 가까이 강제로 빼앗았습니다.
[이지운 기자]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철길입니다. 오대산 계곡을 따라 이어져 있는데요, 산에서 벤 나무를 수레에 실어 운반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300명 넘는 주민이 강제 노역에 동원됐는데, 임금조차 받지 못해 풀뿌리를 캐내 팔며 생계를 이어갔습니다.
일제는 아예 목재 가공 공장까지 차려 조직적인 수탈을 자행하기도 했습니다.
[김재부 / 오대산국립공원 자연환경해설사]
"나무가 원시림 상태로 빽빽하게 있어 일제의 수탈 대상이 됐습니다.동원에 응하지 않으면 강제로 끌어내거나 채찍으로 체벌하기도 했습니다."
동백나무가 많아 '동백섬'이라고도 불리는 지심도에도 일제 수탈의 흔적은 남아있습니다.
중일전쟁이 발발한 1937년, 일제는 섬 주민들을 강제 이주시킨 뒤 이곳을 해군기지로 삼았습니다.
원형 그대로 남은 4곳의 함포 진지와 지하 벙커식 탄약고도 당시 만들어진 것입니다.
아름다운 자연 환경 곳곳에 남은 일제의 흔적들이 아픈 과거를 말하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이지운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취재: 김민석
영상편집: 장세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