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심 교수가 곧 소환될 거라는 게 확실해 지면서 검찰과 여권이 극과 극으로 대치하고 있습니다.
사회부 조영민 기자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1. 어제 서초동 검찰청 앞에서 열린 집회의 이름은 '검찰개혁 촛불문화제'였죠. 정 교수 출석을 앞둔 시점에, '검찰개혁' 이슈를 들고나온 것이네요?
맞습니다.
검찰 개혁을 내세웠지만 집회에선 조국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가 계속 언급됐습니다.
'검찰 개혁'이라는 구호에는 '조국 수호'라는 구호가 잇따랐습니다.
"조 장관은 무죄인데 검찰 수사가 과하"기 때문에 '검찰 개혁'이 시급하다는 게 집회 참가자들의 논리였습니다.
1-1. 윤석열 검찰총장이 주말인데도 총장 명의의 입장문을 발표했다는 것, 상황을 엄중하게 본다는 것으로 해석되는데, 입장문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있습니까?
윤 총장은 오늘 '검찰 개혁'만 언급했을 뿐, 조국 장관 수사에 대해선 한 마디도 하지 않았습니다.
"검찰 개혁을 위한 국민과 국회의 결정을 충실히 받들겠다고 수 차례 밝혀왔다"는 건 조 장관 수사는 수사대로, 개혁은 개혁대로 하겠다는 뜻입니다.
검찰 관계자는 "총장 입장문 자체는 검찰 개혁에 방점이 찍혀 있다"며 "조 장관 수사 문제와는 별개로, 국회, 정치권 논의에 따라 검찰 개혁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걸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2. 어제 집회는 참가자 인원을 놓고 숫자 싸움도 붙었죠?
어떤 싸움인지 영상 먼저 보시죠.
[이종걸 / 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저 뒤에 계신 분들까지 [100만에 가까운]
촛불 시민이 다시 모였습니다, 여러분!"
[박성중 / 자유한국당 의원]
"'조국 지지' 시위 참가 인원은 많아야 5만 명에 불과하다."
2-1. 같은 집회인데 숫자 차이가 커도 너무 크네요.
두 의원 말을 비교하면 20배 정도 차이 나는데, 주최 측은 이보다 더 많은 200만 명이 참석했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양쪽 모두 이번 사안을 놓고 여론의 무게 추가 자신들 쪽으로 기울길 바라다보니 이런 차이가 생기는 것이겠죠.
3. 입장이 첨예하니 조심스럽긴 하지만 객관적으로 짚어보죠. 최대 200만으로 본다는 건데, 이게 사실 엄청난 숫자잖아요?
광주광역시 인구가 145만 명 정도, 강원도 전체 인구가 154만 명 정도, 둘 다 200만 명이 안 됩니다.
200만 명, 사실 일상에서 가늠하기 어려운 숫자라 영상을 준비해봤습니다.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촛불집회 가운데 가장 참가자가 많았던 12월 6차 집회 당시 영상인데, 이때 주최 측 추산 인원이 170만으로 역시 200만 명에 못 미쳤습니다.
4. 사실 공식적인 수치가 있으면 이런 소모적인 논쟁이 필요 없잖아요? 예전엔 경찰 추산치도 나오지 않았습니까?
경찰은 보시는 것처럼 집회현장 면적을 기준으로 집회 인원을 추산해왔습니다.
어제 집회는 서초역을 기준으로 북쪽에서 진행됐습니다.
남쪽은 서초구청이 준비한 축제 중이었는데, 경찰 계산 방식으로 하면 최대 15만 명이 집회에 참석한 걸로 나옵니다.
다만 왔다 간 사람까지 포함하는 주최 측과 달리,
경찰은 순간 최대 인원을 측정하기 때문에 괜한 오해를 피하려고 집회 참가자 수를 발표하지 않고 있습니다.
자유한국당 등 조 장관 파면를 요구하는 쪽에서도 사흘 뒤 집회하겠다고 예고해, '숫자 전쟁'이 계속될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