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 - 착한 팬, 스타를 빛나게 하다

노컷브이 2019-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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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아이돌'때 본격화된 팬덤 문화

가수, 배우 등 인기 연예인에 대해 열렬한 응원을 보내는 팬들이 최근 기부나 봉사활동을 통해 좋아하는 스타의 이름을 더욱 드높이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다.

과거 단순히 '오빠'의 이름을 외치며 풍선을 흔들던 모습에서 벗어나 이제는 기부와 봉사를 바탕으로 한 '착한' 팬덤이 뜨고 있는 것.

팬덤(fandom)이란, 특정한 인물이나 분야를 열정적으로 좋아하는 사람들 또는 그런 현상을 일컫는다.

우리나라의 '팬덤 문화'는 80년대 가수 조용필의 팬들이 시초로 여겨지지만 사실상 '1세대 아이돌'로 불리는 H.O.T, 젝스키스, 신화, god 등이 활약한 90년대 후반에 본격화됐다.

'1세대 팬덤'은 이 때 10대 청소년기를 보낸 여성들이라면 한번쯤은 '오빠부대'에 동참했던 경험이 있을 정도로 규모가 커지고 무엇보다 조직화된 양상을 보이며 대중문화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하지만 스타가 진화가 하듯 팬덤도 진화하고 있다.

풍선' 대신 '쌀' '연탄'으로 응원

지난 16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그룹 신화의 데뷔 15주년 기념 콘서트가 열렸다.

이날 신화의 데뷔 15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국내는 물론 일본, 중국 등에서 온 다국적 팬 2만 5천여 명이 모여든 가운데 공연장 주변은 팬들이 '콘서트 성공 기원과 15주년 축하'를 위해 쌀, 연탄, 계란 등으로 구성된 '기부화환'들로 둘러 싸였다.

국내의 대표적인 쌀 화환 업체 '드리미(米)'의 노승구 대표는 "지난 2007년 8월 신화의 신혜성씨 첫 단독콘서트 때 동남아시아 팬들이 처음으로 꽃이 아닌 쌀 화환을 주문했다. 스타와 함께 좋은 일을 하고 싶어서 기부를 위한 쌀 화환을 주문한다고 하더라. 그때부터 다른 팬들에게 쌀 화환이 알려지기 시작해 지금까지 애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제 스타의 공연장 앞에 기부 화환이 진열된 풍경은 더 이상 낯설지 않고 오히려 없으면 허전할 정도가 됐다.

진보하는 기부문화, '스타 숲'까지 등장

스타의 이름으로 기부를 하거나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 숲까지 조성하는 '통 큰' 환경기부도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서울 강남구 개포동의 '달터 공원'에는 그룹 신화의 이름을 딴 '신화 숲'이 조성됐다. 팬들이 신화의 데뷔 15주년을 기념해 자발적으로 돈을 모아 공원 일각에 나무를 심어 숲을 조성한 것이다.

'신화 숲' 프로젝트에 참여한 이 모씨(23세)는 "트리플래닛이라는 업체에서 먼저 숲 프로젝트 제안을 해왔다. 사실 업체도 생소하고 돈을 모아야하는 것 때문에 초반에는 쉽지 않았는데 일반 쌀이나 연탄 화환을 나누는 것보다 숲을 조성하면 오래가고, 또 직접 가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서 추진했다"고 말했다.

공동체를 배려하는 팬덤 문화로 진화

아직도 명품가방을 선물하는 등 일부 도를 넘는 몰지각한 팬들 때문에 명암이 엇갈리고 있기는 하지만 과거 '풍선'과 괴성으로 상징되던 단순한 팬덤 문화가 이제는 기부와 봉사를 토대로 공동체를 배려하는 성숙한 문화로 진화하는 추세는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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