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연인에게 늘 새로운 데이트 코스를 보여 주려는 A군. 하지만 그때 마다 여자친구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하기만 하다. 도대체 뭐가 문제였던 것일까? A군이 몰랐던 사실은 여성들이 좋아하는 데이트 코스는 따로 있다는 것! 두 남자가 '여심을 폭풍 자극'하는 부암동 구석 구석을 돌아봤다.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3번 출구에서 북쪽으로 조금 걸으면 부암동 행 1020번 버스를 탈 수 있는 정류장이 나온다. 버스를 타고 가다 부암동 주민센터에서 내려 창의문 삼거리를 거쳐 부암동 데이트를 시작한다. 다른 길로도 부암동을 돌아볼 수 있지만 창의문 삼거리쪽이 무난하다.
인왕산과 북악산 사이에 자리 잡은 부암동은 좁은 도로와 골목이 길게 이어진 곳이 많다. 그래서 딱히 목적지를 정해 두지 않고 연인과 함께 좁은 길을 이리 저리 거닐면 구석 구석에 숨겨진 가게들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 보기엔 작아 보이지만, 가게들이 저마다 독특한 분위기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특이한 점은 어디를 둘러봐도 프랜차이즈 가게가 없다는 것.
작은 커피숍에서부터 디자이너의 갤러리에 이르기까지 이런 가게들을 구경하다 보면 서울 시내에서 찾을 수 없는 아기자기함을 느낄 수 있다. 살림집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려 있는 가게들은 현란하거나 자극적이지 않아 스쳐 지나가기 쉽다. 부암동에선 느린 걸음이 필요하다.
골목골목을 탐험하는 부암동 데이트가 맘에 들지 않는다면 '산모퉁이' 카페를 목적지로 삼고 걸어도 좋다. 백석동길 어느 골목으로 들어가도 이 카페로 향하는 이정표를 발견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북악산로 옆으로 길게 뻗은 백석동길이 부암동에서 가장 예쁜 산책코스로 정평이 나있다.
언덕을 오르다 길 모퉁이에 다다르면 부암동의 랜드마크인 '산모퉁이' 카페를 발견할 수 있다.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에 소개되면서 더욱 유명해진 이곳은 개인 작업실을 카페로 만든 곳이다. 평일에는 이백여 명, 주말에는 천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찾는다고 하니 가히 그 명성을 짐작할 수 있다.
부암동 길은 경사진 언덕에 좁은 골목이 많다. 공간도 협소해 자가용을 이용하면 주차할 공간도 마땅치 않다. 주말에는 부암동 일대가 승용차들 때문에 극심한 정체가 발생해 주민들은 물론 데이트를 즐기려는 연인들도 무척 고통스럽다. 그래서 대중교통을 이용할 것을 추천한다.
연인과 소소하고 아기자기한 재미를 공유할 수 있는 부암동. 이번 주말 부암동 골목 데이트를 두 남자가 추천한다. [내레이션 : 강종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