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락산 살인', 피의자 "처음 만나는 등산객 죽이려 했다"

노컷브이 2019-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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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수락산 등산로에서 60대 여성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피의자는 앞서 처음 본 사람을 무차별적으로 살해할 의도를 갖고 산에 오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진술의 신빙성이 의심된다는 점을 들어 이 사건이 '묻지마 범죄'인지에 대해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서울 노원경찰서는 자신이 '수락산 살인사건'의 범인이라며 자수한 김모(61) 씨를 붙잡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김 씨는 전날 오전 5시 20분쯤 노원구 상계동 수락산 등산로 초입에서 주부 A(64·여) 씨의 목 등을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김 씨가 30㎝ 길이의 흉기를 들고 캄캄한 수락산을 홀로 오른 건 범행 하루 전인 지난 28일 오후 10시쯤.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첫 번째로 만나는 등산객을 죽이겠다는 생각에 산을 올랐다"고 진술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왜 새벽에 등산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만나면 물어보고 싶었다"고 황당한 진술을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별안간 마주친 A 씨를 흉기로 찌른 뒤 산에서 내려와 범행에 사용한 흉기를 검정 비닐봉지에 담아 상계동의 한 주택가 쓰레기더미에 버린 것으로 드러났다.

그리고는 평소 노숙하던 근처 공원에서 잠을 자다, 결국 서울 노원경찰서로 찾아와 자수한 것.

자수한 이유에 대해서는 "도와줄 사람도 없고, 돈도 없어서 포기하는 마음이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오락가락 엇갈리고 있는 김 씨의 진술을 모두 믿을 수는 없다며, 구체적인 정황이 확인될 때까지 '묻지마 범죄'로 규정하기를 조심스러워 하고 있다.

여기에 범행 직후 A 씨의 주머니를 뒤졌다는 점 등 범행 과정은 김 씨가 지난 2001년 여성에 대한 강도살인을 했을 때와 비슷한 방식이었던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김 씨는 당시 강도살인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고, 15년 동안 교도소에서 복역하다 지난 1월 출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김 씨의 진술에 모순이 있어 범행동기에 대해서는 심도 깊은 신문과 프로파일러(범죄심리분석요원)의 심리면담 등을 통해 규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중 김 씨에 대해 살인 혹은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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