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실세 최순실씨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최씨 등의 범행에 박근혜 대통령의 공모관계가 상당부분 인정된다며 '공범'으로 못박았다. 박 대통령의 신분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됐다고 밝혔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20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13층에서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을 기소하는 내용의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검찰은 최씨 등의 공소장에 박 대통령을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최순실 등', '안종범 등'으로 적어넣으며 공범, 피의자 신분이라고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박 대통령에 대해 인지절차를 거쳐 정식피의자로 입건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씨의 더블루케이 연구용역 사기미수 혐의, 최씨와 안 전 수석이 공모한 포스코 계열사 광고업체 포레카 지분 강탈 미수 혐의 외 모든 범행에 박 대통령의 공모관계가 인정된다고 강조했다.
검찰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최씨, 안 전 수석과 함께 직권을 남용해 전국경제인연합회 53개 회원사를 상대로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출연금 774억원을 강제출연하도록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다.
기업들은 안 전 수석 등의 요구에 불응할 경우 각종 인허가상 어려움과 세무조사의 위험성 등 직간접적 불이익을 받게될 것을 두려워해 출연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검찰은 판단했다.
특히 미르재단의 경우 단 1주일만에 출연기업과 기업별 출연 분담금이 결정되고, 모금액이 30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갑자기 증액됐으며, 처분이 제한된 기본재산과 보통 재산 비율이 9대1에서 2대8로 변경된 것으로 조사됐다.
미르재단 이사장 등 주요 임원이 최씨의 추천으로 임명됐고, K스포츠재단에 대한 출연기업과 전체 모금 액수 등도 박 대통령과 안 전 수석 등의 일방적인 지시로 결정된 것으로 사실도 드러났다.
이에 더해 박 대통령은 최씨와 안 전 수석이 직권을 남용해 롯데그룹으로부터 하남 복합체육시설 건립비용 70억원을 최씨가 소유한 K스포츠재단에 교부받도록 강요하는 과정에 공모한 혐의도 받았다.
다만 검찰은 최씨가 롯데그룹으로부터 70억원을 후원받았다가 검찰의 압수수색 전날 돌려준 부분에 제3자 뇌물수수혐의 적용할 지, 박 대통령의 혐의에 포함될 지에 대해서는 계속 수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또 최씨와 안 전 수석이 현대차그룹을 상대로 최씨 지인이 운영하는 흡착제 제조 판매사 KD코퍼레이션이 현대차그룹에 11억원을 납품하도록 강요하는 데 공모한 혐의도 받는다.
박 대통령 등은 현대차그룹을 상대로 직권을 남용해 최씨가 사실상 운영하는 광고회사 플레이그라운드에 62억원 규모의 광고를 주도록 강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KT를 상대로 최씨 측근 차은택 전 감독과 최씨가 추천한 이들을 각각 광고 발주를 담당하는 전무와 상무보로 채용토록 한 뒤 플레이그라운드에 68억원 규모의 광고를 주도록 강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 대통령 등은 직권을 남용해 한국관광공사 산하 공기업 그랜드코리아레저를 상대로 장애인스포츠단을 창단하도록 하고 더블루케이를 에이전트로 해 선수들과 전속계약을 체결하도록 강요한 혐의도 받았다.
박 대통령은 정호성 전 비서관의 문건유출 혐의에도 공모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 전 비서관은 2013년 1월 정부 출범 직후부터 올 4월까지 정부부처와 공공기관 고위직 인사안, 국무회의와 수석비서관 회의 대통령 말씀자료, 정부부처와 대통령 비서실 보고문건, 외교자료와 대통령 해외순방 관련자료 등 총 180건의 문건을 이메일과 인편 등을 통해 최씨에게 유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그 중에는 사전에 일반에 공개돼서는 안되는 장차관급 인선 관련 검토자료 등 47건의 공무상 비밀이 포함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영렬 본부장은 "이들 3명의 범죄사실과 관련돼 의혹이 제기되는 대통령에 대해 대면조사가 불가피해 거듭 요청했으나 결국 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자료 등을 토대로 최씨 등 3명을 구속기소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에 대해 최씨와 안 전 수석 등과 상당부분 공모관계가 있는 것으로 판단했으나 헌법 84조에 규정된 불소추특권 때문에 기소할 수 없다. 특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