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마을에서 열다섯 명의 암 환자가 나왔습니다.
인천 서구 사월마을 얘기입니다. 주민들의 몸에서 이상한 점이 발견됐다는데,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인지 이지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마을 곳곳에 검회색 가루가 널려 있습니다.
자석을 대보니 곧바로 달라붙습니다.
쇳가루였던 겁니다.
주민들은 지난 1992년부터 쇳가루가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합니다.
마을에서 채 1km도 안되는 곳에 쓰레기 매립지가 조성되고, 폐기물과 고철을 다루는 공장이 잇따라 들어서면서부터입니다.
현재 마을에는 52가구 122명의 주민이 모여사는데, 주택 사이사이로 165개의 공장이 들어서 있습니다.
"사월마을은 골목 하나를 사이에 두고 공장과 민가가 모여있는데요. 사정이 이렇다보니, 먼지가 덜 날아드는 곳에 조립식 건물을 짓고 생활하는 주민도 있습니다."
이 마을에선 2005년부터 주민 15명이 암에 걸려 8명이 숨졌습니다.
주민들은 공장에서 나오는 유해물질을 원인으로 지목합니다.
[가인숙 / 사월마을 주민]
"살 수가 없다고 그러네요. 이주를 시켜주든지, 공장을 내보내든지…."
[이춘순 / 사월마을 주민]
"유방암으로 병원 가죠, 무릎 쑤셔서 가죠, 허리 아파서 가죠, 목 아파서 가죠."
2017년부터 진행된 환경부의 건강영향평가 결과 이곳 먼지에는 평균보다 최대 43배 많은 중금속이 함유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쇳가루와 암 발병은 무관하다고 결론내렸습니다.
[환경부 관계자]
"암 발병 통계와 다른 지역을 비교할 때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거죠. 사후대책은 단기적으로는 어려울 거에요."
주민들은 정부 발표를 믿지 못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논란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채널A 뉴스 이지운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취재: 황인석
영상편집: 손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