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여랑야랑 시작합니다. 이재명 기자, 첫 번째 주제, 갈까요?
'고래의 보복?' 이렇게 제목을 달았습니다.
현재 청와대의 선거 개입 논란의 최대 쟁점은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산하
특별감찰반원들이 왜 울산에 갔느냐는 겁니다.
야권에선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 수사에 부당하게 개입한 것 아니냐, 이렇게 의심하고 있는데요, 황운하 당시 울산경찰청장이 조금 전 '유시민의 알릴레오' 방송에 나와 김기현 전 시장을 향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유시민의 알릴레오]
저는 (김기현 전 시장이) 배은망덕하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배려했는데... 김기현 시장을 얼마든지 불러서 망신주기 수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피의자가 아닌 참고인 신분으로 전환해 놓고 소환조사도 하지 않았습니다.
Q. 본인이 오히려 김기현 전 시장을 배려했다는 거네요?
네 맞습니다. 청와대의 첩보 이전에 두 건의 다른 첩보가 있어서 이미 수사를 하고 있었지만 선거를 감안해 무리하게 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문제는 김기현 시장 수사가 검찰에서 모두 불기소 처분이 내려졌다는 건데요, 이를 두고 황운하 청장은 검찰이 과거 고래고기 사건에 대한 보복으로 무리하게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고 주장했었죠.
오늘 방송에선 자신이 청와대에서 미션을 받은 게 아니라 정의의 신에게서 받은 미션, 즉 토착비리를 척결하겠다는 신념을 갖고 울산에 갔다고 했습니다.
[유시민의 알릴레오]
울산 지역의 만연해 있을 가능성이 높은 토착 비리 척결을 중점 추진 과제로 삼겠다. 정의의 신이 준 미션을 가슴에 품고 미션 가지고 간 것 맞습니다. 울산 지역은 자유한국당 쪽이 지금까지 계속 집권해온, 계속 독식해왔거든요. 고인 물이 썩는 것이죠.
Q. 토착비리는 적발해야 하지만, 자유한국당이 독식해 썩었을 거라는 건 중립을 지켜야 할 경찰의 자세는 아닌 것 같은데요. 그런데 황 청장은 고래고기 사건 때문에 검찰이 보복을 했다고 계속 주장하고 있잖아요?
고래고기 사건은 2016년 울산 경찰이 밍크고래 불법 포획사건을 수사하면서 수억 원 어치의 고래고기를 압수했는데, 그걸 검찰이 되돌려준 사건입니다.
경찰이 이를 문제 삼자 검찰이 경찰이 제대로 수사하지 못하도록 막았다는 겁니다.
황 청장은 다음주 월요일 대전에서 북 콘서트를 엽니다. 책 제목이 '검찰은 왜 고래고기를 돌려줬을까'인데요, 친문 진영에선 이 책을 사고 좋은 후기를 많이 남기자, 이런 운동까지 벌이고 있습니다.
황운하 청장을 띄우는 게 윤석열 검찰총장을 견제하는 길이다, 이런 생각에서입니다.
Q. 결국, 경찰과 검찰의 수사권 다툼의 하나인 검찰의 기소권 독점을 문제삼는 거네요.
맞습니다. 오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도 검찰의 수사권 남용을 지적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유시민의 알릴레오]
제가 대통령이면 정의용 안보실장이 한 얘기인데요, 트라이 미(Try me), 나하고 해볼 테야, 이런 말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 같아요. (검찰이) 어디까지 가나 지켜보죠.
한국당에선 이렇게 압박하고 나섰습니다.
[곽상도 / 자유한국당 '친문게이트' 진상조사위원장]
지금도 고래고기 사건 때문에 울산 갔다는 데 떳떳하다면 (국회) 국정조사 나와서 사실관계를 밝히면 되지 않습니까?
Q. 네, 다음 주제로 가볼까요?
'기부의 쓰임새'로 정해봤습니다.
지난 3월 부동산 투기 논란으로 청와대를 떠난 김의겸 전 대변인이 오늘 사실상 총선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 (오늘,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유용한 곳에 제가 쓰임새가 있길 바라는 마음은 간절한 게 또 사실입니다. 제가 고향이 군산인데 친구들을 보러 한 두세 차례 다녀온 것은 사실입니다.
Q. 최근 물의를 일으켰던 흑석동 집을 매각하고 차액은 기부하겠다고 밝혔잖아요. 총선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틀린 전망은 아니었군요.
그렇게 볼 수도 있을 텐데요.
김 전 대변인은 별개의 일이라고 선을 그으며 그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 (오늘,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
김의겸 때문에 그 분양가상한제에서 흑석동이 제외됐다, 이렇게 보도가 나오고 국토부가 공식적으로 해명 자료를 만들어서 배포하는 걸 보게 됐습니다. 김현미 장관 얼굴이 어른거렸습니다. 저를 얼마나 원망할까….
자신의 이름이 정부 정책을 공격하는 데 이용되는 상황을 두고만 볼 수는 없었다는 건데요.
야권에서는 김 전 대변인의 뻔뻔함이 민주당 공천감이라는 조롱 섞인 반응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Q. 사실 큰 돈이든 작은 돈이든 기부가 쉬운 일은 아닌데요.
김의겸 전 대변인은 지난 3월 사임하면서 기자들에게 이런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시세 차익을 보면 크게 쏘겠다.' 물론 농담이라는 말을 덧붙였지만 결과적으로는 그 약속을 지켰다고
볼 수도 있겠죠.
불과 몇달 전 우리는 비슷한 약속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 후보자 (지난 8월) ]
제 처와 자식 명의로 되어 있는 펀드를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공익 법인에 모두 기부하여 이 사회에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한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쓰이도록 하겠습니다.
기부라는 참 좋은 사회적 선행이 왜 공허하게 들릴까요?
오늘의 한마디는 "통 큰 기부의 씁쓸함" 이렇게 정했습니다.
네, 뭐든지 타이밍이 중요합니다. 지금까지 여랑야랑이었습니다.
연출 정새나 PD
구성 이재명 기자, 김지숙 작가
그래픽 임솔 디자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