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여랑야랑 시작합니다. 정치부 이동은 기자 나와있습니다. 이 기자, 첫번째 주제 '정의당의 헛발질'이네요. 정의당이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과 관련해서 부적절한 표현을 해서 논란이 되고 있죠?
네, 정의당은 지난 20일 당 공식 트위터에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에 대해 언급하면서 미국을 비난했습니다.
미국이 지나치게 많은 돈을 요구하는 건 오만함과 무도함 그 자체라고 하면서,
"한국은 미국의 패권을 위해 돈 대주고 몸 대주는 속국이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Q. '몸 대주는' 이라는 표현이 굉장히 부적절했다고 보는데 정의당은 사과를 했습니까?
네, 정의당은 지난 20일 오후에 "부적절한 표현이 있었다, 사과드리며 재발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습니다.
'몸 대주는' 대신 '병력 대주는'으로 표현도 수정했습니다.
하지만 비판이 잇따르고 있는데요.
소설가 공지영 씨는 SNS에 "자한당(자유한국당)인줄 알고 이런 말 쓰는 천한 것들, 하려고 보니까 정의당. 정말 제정신이세요?"라고 저격했습니다.
바른미래당도 "'정의'가 없는 '정의당'. '정신'도 없는 '정의당'이 되기로 한 모양"이라고 일침을 날렸습니다./
Q. 그런데 정의당을 감싸는 듯한 발언을 해서 논란이 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있다면서요?
네, 바로 이종걸 민주당 의원입니다.
이종걸 의원은 "'몸 대주는'이라는 말만 보면 공지영 씨의 오독처럼 성적인 것을 연상할 수 있지만 원문을 보면 그런 뜻이 아니다"라며 정의당이 미국의 무리수를 비판한 것이라고 했는데요.
공지영 씨는 "'몸 대주는'이라는 말에 그 어떤 오독이 있다는 말씀이냐, 애초에 오용한 것"이라고 맞받아쳤습니다.
Q. 처음부터 부적절한 표현을 쓴 정의당의 잘못이겠죠. 다음 주제 보겠습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얼굴이 보이고 '수염의 정치학'. 무슨 내용입니까?
모범생 이미지였던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단식 투쟁 이후로 수염도 기르고 거친 발언도 서슴지 않고 있는데요.
황 대표의 달라진 모습을 영상으로 준비했습니다.
#싱크
[황교안 / 전 국무총리(지난 1월)]
"나라의 근간이 무너지고 국민들은 혼란스러워 하고 계십니다."
영상출처 : 유튜브(노컷브이)
[황교안 / 자유한국당 대표(지난 6일)]
"제가 이 수염을 얼마 전 단식하면서부터 여러 가지 불편해서 안 깎았는데 안 깎는 게 좋겠다는 얘기가 더 많네요."
[황교안 / 자유한국당 대표(지난 17일)]
"(예산이) 문희상 자기돈 쓰는 거예요? 정말 도둑놈 아닙니까. 내 돈 가지고서 왜 지가 뭔데 쓰는 거예요."
Q. 황 대표가 1년 만에 확 달라졌네요. 수염을 길렀던 정치인은 황 대표 말고도 꽤 있지 않습니까?
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16년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대표직에서 물러난 뒤 야인 신분으로 네팔과 부탄을 찾았는데요.
당시에 등산복을 입고 턱수염을 기른 모습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전에 백두대간 종주를 했었는데요.
안철수 당시 서울대 교수에게 후보 단일화, 즉 '아름다운 양보'를 받는 자리에 털복숭이가 된 채 나타났습니다.
Q. 당시에 덥수룩한 수염을 한 채로 박원순 시장이 나타나서 화제가 됐던 게 기억이 나는데요. 정치인들이 이렇게 수염을 기르고 나타나는 이유가 뭡니까?
조수빈 앵커는 '럼버섹슈얼'이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Q. 럼버와 섹슈얼의 합성어 같은데 무슨 말입니까?
나무꾼과 메트로섹슈얼의 합성어인데요. 투박한 남성미를 강조하는 패션을 의미합니다.
한마디로 나무꾼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정치인에게는 남성미를 강조하고 고뇌에 찬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황교안 대표 같은 경우에도 범여권을 상대로 한국당이 홀로 싸우는 상황이다보니 모범생이 아닌 '투사의 이미지'를 더 강조하고 있는 걸로 분석됩니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불만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당의 한 팀장급 핵심당직자는 "지금의 당은 마치 검사동일체 조직인 것 마냥 굴러가고 있다"며 SNS에서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공안 검사 출신인 황 대표가 독단적인 의사 결정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Q. 마지막 주제 보겠습니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얼굴이 보이고, '한국당의 묘수'. 한국당이 어떤 묘수를 쓰고 있습니까?
바로 '비례한국당'입니다.
만일 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지역구 당선자를 많이 낼수록 비례대표는 적게 가져가게 되거든요.
그런데 비례한국당을 만들면 지역구도 챙기고 비례대표도 챙길 수 있게 됩니다.
지역구 선거는 한국당 후보를 찍고 비례대표 선거는 '비례한국당'에 투표하면 된다는 건데요.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싱크
[심재철 /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지난 19일)]
"만일 민주당과 좌파연합세력이 이 같은 연동형 선거제를 밀어붙인다면 우리는 '비례한국당'을 만들 수밖에 없음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한마디로 민주당을 향해서 비례한국당 보기싫으면 연동형 비례대표제도 하지 말라고 압박하는 겁니다.
Q. 민주당 반응은 어떻습니까? 상당히 곤란하게 된 것 같은데요.
민주당 내부에서는 우리도 '비례민주당' 만들어야 되는거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명분도 없고 정의당이 벌써부터 견제하고 나섰습니다.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는 "(자유한국당의) 묘수? 할 말을 잃는다"며 "민주당에게도 묻는다. '비례한국당' 겁나나? 민주당마저 국민들 우습게 여기지 마세요"라고 강조했습니다.
Q. 비례한국당을 만들더라도 선거운동을 하는 게 곤란할 것 같은데요. 지역구는 한국당 찍고 비례대표는 비례한국당 찍으라고 해도 되는 겁니까?
일단 선관위에 따르면 한 정당이 비례대표 후보를 내면 이 정당은 다른 정당의 비례대표 후보 당선을 위한 선거운동을 할 수 없습니다.
다만 한국당이 비례대표를 아예 포기한다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선관위는 "이런 경우 선례가 없어 당장 답하기는 어렵다"며 세부적 법리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Q. 이 모든 게 다 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된 것을 전제로 하는 거지요? 한국당의 묘수가 통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지금까지 여랑야랑이었습니다.
연출·편집 : 박은지PD, 이현주 PD
구성 : 이동은 기자, 배 준 작가
그래픽 : 권현정 디자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