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이 간다]학원 ‘뺑뺑이’…“일요일엔 쉬자” vs “과외만 늘어”

채널A News 2020-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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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이 일요일은 학원 운영을 못하게 하는 제도를 추진해 논란이 많습니다.

일요일 하루라도 쉬자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나만 쉬고, 나머지 아이들은 공부할 거라는 불안감이 문제입니다.

더 비싼 과외만 조장할 수 있다는 거죠.

실제 어떨까요?

학원 일번지, 강남 대치동 학원가부터 밀착 취재해봤습니다.

김진이 간다, 시작합니다.

[리포트]
[김진]
최근 서울시교육청에서는 '학원 일요 휴무제'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학생들에게 최소한 일요일은 쉬게 해주자는 취지인데요. 이를 두고 찬반논쟁이 뜨겁습니다. '학원 일요 휴무제', 과연 실효성이 있는 제도가 될 수 있을까요?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겠습니다.

서울 대치동의 유명 학원가 앞. 금요일 밤 10시 무렵, 멈춰선 차들이 차선 두 개에 걸쳐 늘어서 있습니다.

[학부모]
아이 픽업하러 왔어요. 학원 픽업.

[학부모]
아이 끝나는 거 기다리고 있어요.

학원 창가에 하나둘 불이 꺼지고 건물 밖으로 쏟아져 나온 학생들이 자동차에 몸을 싣습니다. 몇 시간씩 아이를 기다리는 부모들의 모습은 낯설지 않은 풍경입니다.

[학부모]
학원 안 보내는 학부모 있나요? 저 뿐만 아니라 제 또래 사람들이 다 그렇게 해 주기 때문에..

일요일 아침, 거리는 한산하기만 합니다.

그러나, 강남 대치동은 다릅니다. 거리에 가득한 학생들. 모두들 큰 가방을 매고 빠른 걸음으로 걸어갑니다.

[학생]
과학 학원가요.

[피디]
몇 시부터 학원 수업인데요?

[학생]
10시요. 특강도 주말에 많고.

일요일이지만 강의실은 학생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어느새 어둠이 내려앉은 늦은 오후. 수업을 마친 학생들이 다시 거리로 나오는데요.

그런데! 갑자기 달리기 시작합니다.

[피디]
저기요. 어디를 이렇게 급하게 가세요?

[학생]
수학 학원이요.

[피디]
몇 시간 수업이에요?

[학생]
4시간이요.

[피디]
몇 시부터 수업이에요?

[학생]
(저녁) 6시요 6시. 곧 시작이어서 (갈게요.)

밤 10시까지 이어지는 학원 수업. 학원에서 또 다른 학원으로 이동합니다.

한 학생은 주차장 구석에서 거리 불빛 아래 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학생]
숙제 빨리하고 학원 가야해서 하고 있어요.

[피디]
식사는요?

[학생]
아, 밥 먹을 시간이 없어서.

늘 시간에 쫓기는 학생들. 저녁 식사는 주로 편의점 즉석 식품으로 해결합니다.

[학생]
시간이 없어서. (앞에 들은) 수업이 길어져서 6시에 끝나서요.
밥 먹을 시간이 30분밖에 없어가지고.
야, (지금) 25분인데? 야! 한 입에 삼켜!

학교에서 학원으로. 그리고 또 다른 학원으로. 아이들에게는 단 하루의 휴일도 주어지지 않습니다.

[학생]
평일에 공부하다 주말에 (집에) 들어와서 이제 집에 좀 있나 싶은데 (주말에) 학원에 나갈려는 생각을 하면 끔찍하죠.

[학생]
솔직한 마음으로는 주말에 쉬고 싶은 마음이 있죠.

학교 겨울 방학식이 있는 날. 올해 중학교 3학년이 되는 수정이는 일찌감치 교문을 나섰지만 마음이 편하지 않습니다.

[노수정 / 중학생]
저희 11시 30분에 바로 수업이 있어요.

[친구 / 중학생]
늦었어요.

[노수정 / 중학생]
바로 가야해요.

수정이와 친구들은 늦은 오후가 되어서야 학원 건물을 빠져나옵니다.

[친구 / 중학생]
책이 너무 많아서 무거워.

[피디]
가방에 뭐가 들어 있기에 이렇게 무겁다고 하는 거예요?

[친구 / 중학생]
오늘 가는 학원 교재가 다 들어있거든요. 한 번 보실래요? 이건 영어 독해 책이고, 이건 수학 선행 교재랑 이건 또 영어고.

가방을 가득 채우고 있는 학원 교재들. 무게를 견디지 못한 가방끈이 점점 뜯어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쉴 틈 없이 학원 수업에 내몰리는 아이들의 생활을 개선하기 위해 서울시 교육청에서는 학원일요휴무제 시행을 권고하고 나섰습니다.

학생들의 과도한 학습량을 줄이고, 최소한 일요일 하루 만큼은 휴식을 보장해주자는 취지라는데요.

학생들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학생]
모든 아이들이 쉰다면 같이 쉴 것 같기는 해요. 그런데 제가 쉬고 있을 때, 다른 아이들은 코피 흘리면서 다 공부하고 있으니까

[학생]
쉬면 좋은 것도 있는데 (그러면) 공부할 기회가 줄어드니까..

학원 강사들은 풍선효과를 우려합니다.

[학원 강사]
(보통) 주말에 학원에 몰아서 다니는데 그것을 막아버리면 토요일에 아무래도 더 몰아서 많이 깔겠죠. 수업을

[학원 강사]
만약에 이것을 주중에 학원 다니면 되지 않느냐 라고 말하는 건 학교 것 복습하지 말란 이야기예요.(싱크 줄임)

아이들이 공부에 내몰리는 건 결국 마찬가지일 것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학부모]
만약에 일요일에 학원을 금지한다, 그럼 다음에는 과외나 이런 가지 않을까요? 또 다른 음성적인 뭔가가 나올 것 같은데요.

[조지연 학부모]
엄마의 마음으로는 너무 쉬게 하고 싶지만 절대 그렇게 못할 것 같고요. 다른 방법을 찾아서 주말에 공부를 시킬 것 같아요. 어쩔 수 없이.

정부의 갑작스런 대학입시 정시확대 발표로 유명한 학원들은 요즘 더 붐빕니다. 입시제도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공교육을 정상화할 수 있는...보다 현실성 있고, 장기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해보입니다. '김진이 간다' 김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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