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트]
[현장음]
"크다. 와 엄청 가까이 왔어."
"1m는 넘을 것 같은데."
[제보자]
"뭔가 힐끔힐끔 바다 안에서 저를 보는 거 같았어요. 1.5m 정도 돼 보였고…."
팩트맨에 도착한 한 편의 제보 영상입니다.
새해 첫날 강원도 속초 등대해수욕장에 기이한 생김새의 대형 물고기가 나타났다는 건데, 정확한 분석을 위해 전문가에게 물어봤습니다.
[권혁준 /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이학박사]
"'투라치'라는 어류로 추정됩니다. 바다의 표층부터 수심 1,200m 정도 되는 깊은 곳까지 산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깊은 바다에서만 산다는 '심해어' 출현, 대지진의 전조 현상이란 속설이 있는데, 나흘 전 밀양에서 발생한 지진에 이어 연이은 지진의 전조인지 따져보겠습니다.
대형 심해어의 출현, 꼭 1년 전에도 있었는데요.
속초 동해안에 무려 4.2m 길이의 산갈치가 나타난 겁니다.
그로부터 석 달이 지난 4월, 강원도 동해 북동쪽 해역에서 규모 4.3의 지진이 발생했고,
심해어들이 지진을 예감하고 연안으로 나온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는데요.
이미 일본 연구팀도 지난 6월, 이 속설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지난 1928년부터 2011년까지 심해어가 포착된 사례 336건을 분석했는데요. 포착 한 달 내에 반경 100km 안에서 지진이 일어난 경우는 단 한 건에 불과했습니다.
[손문 /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
"동물들이 하는 행동들이 과학적 일관성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현재로써 예지 능력을 과학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개미 떼나 숭어 떼가 나타난다는 속설 역시 지진과의 상관 관계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밝혀진 비교적 유의미한 지진 전조 현상은 지하수에 화학 물질이 유입되거나 방사성 물질인 라돈가스가 방출되는 경우인데요.
다만 무색무취의 라돈가스를 일반인이 알아챌 수는 없습니다.
종합하면 심해어 출현을 비롯한 동물 떼 이동, 대지진의 전조현상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상 팩트맨이었습니다.
성혜란 기자
[email protected] 연출·편집:황진선 PD
구성:박지연 작가
그래픽:전유근, 류건수 디자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