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즘] 어리니까 괜찮다? '촉법소년' 논란

연합뉴스TV 2020-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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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프리즘] 어리니까 괜찮다? '촉법소년' 논란
[명품리포트 맥]

▶ 형사처벌 피하는 '촉법소년' 논란 재점화

지난해 9월 수원시 수원역 인근 한 노래방.

한 여학생이 코 주위가 온통 피투성이가 됐지만, 주위 학생들은 노래를 이어갑니다.

욕설과 폭행은 계속되고 피해 학생은 온 몸이 움츠러듭니다.

직접적인 가해자들은 모두 만 10세에서 14세 미만에 해당하는 '촉법소년'으로 형사처벌은 피했습니다.

"법원은 가해 학생 9명 중에서 폭행 가담한 대부분 학생들에게 장기 소년원 2년 송치라는 소년법상 허용되는 가장 엄중한 처분을 내렸습니다."

지난달 26일 경기 구리시에서는 고학년 초등학생이 조부모 집에서 친구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가족 험담을 했다는 게 범행 이유였는데, 초래한 결과는 성인 강력범죄 못지 않았습니다.

"(소년)범죄가 많이 심각해지는 것 같아서 걱정되고. 아이들 교육 같은 것도 신경써야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좀 많이 안타깝죠. 사회적으로 이슈는 많이 되고 있는데 그에 따른 대책 같은 것은 안 나오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촉법소년이 저지르는 범죄는 얼마나 될까요.

통계를 보면, 최근 4년 동안 소년부에 송치된 촉법소년은 2만 8,000여명에 달합니다. 특히 절도나 폭력, 강도, 살인 등 4대 강력 범죄가 77%를 차지할 정도로 상황은 심각합니다."

전문가들은 사회 환경의 급격한 변화를 소년 범죄의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습니다.

"범죄 정보를 쉽게 접하게 되고 본인이 취약한 가정, 학교 상황에서 기회가 되면 악용하게 되는 능력은 대폭 향상되게 된거죠. 옛날에 20세가 현재 13세 이렇게 범죄지능이 연동해서 발달…"

게다가 교권도 떨어져 과거에 가정과 학교 이중으로 범죄에 대한 인식을 길러주던 구조가 훼손된 것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입니다.

단숨에 환경을 바꿀 순 없다보니 강력한 처벌에 대한 목소리는 커지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연합뉴스TV 정인용입니다. ([email protected])

▶ "처벌 강화로 범죄 예방" 촉법소년 연령 하향 추진

청소년 강력사건 발생때마다 '촉법소년'은 논란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큰 죄를 짓고도 형사처벌을 피해가는 사례가 잇따르자 국민들의 불만은 커졌습니다.

이 때문에 정부도 촉법소년 나이 기준을 현행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에서, 13세 미만으로 낮추는 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범죄를 저지른 어린 청소년들을 교화하고 사회로 복귀하도록 돕는 것이 우선이겠습니다. 그러나 범죄 폭력성과 심각성을 고려하면 보호만으로 충분한가에 의문이 생기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런 내용을 담은 소년법 개정안은 이따금씩 청소년 범죄가 사회를 떠들썩하게 할 때마다 발의됐습니다.

1953년에 만들어진 형사 미성년자 기준이 60년 넘는 지금까지 적용되는 데 대해 조정이 필요하다는 취지입니다.

"형사 미성년자의 연령을 13세로 하향 조정함으로써 청소년에게 범죄의식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청소년 범죄의 피해자가 양산되지 않도록 관련 법 개정이 시급하다 할 것입니다."

한 발 더 나아가 청소년 범죄자에 대한 여러 보호 장치를 없애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특정 강력 사건의 경우 성인처럼 처벌하거나, 가석방을 어렵게 하고, 소년범의 법정 최대형을 늘리는가 하면, 소년범은 형 집행이 끝나면 범죄기록 조회를 할 수 없지만, 최소한 공무원 임용시에는 이를 가능하도록 해 불이익을 줘야한다는 법안도 올라가 있습니다.

"소년범이라는 이유로 이들에게 면죄부를 주고 어떠한 자격도 제한하지 않는 것은 국민 법감정에 비춰볼 때 매우 부당하다고 생각됩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답변 1호도 청소년 범죄를 더 강하게 처벌해달라는 30만명의 목소리에 따른 것이었습니다.

벌을 주는 게 능사는 아니라지만, 점점 흉폭해지는 청소년 범죄를 그냥 두고 볼 수 없다는 공감대가 커지고 있는 것입니다.

다만 소년법 개정 관련 법안은 현재 40개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중인데, 최근 선거법 개정과 검찰개혁을 둘러 싼 여야 대치 속에 아직 논의 시작조차 하지 못한 법안이 많습니다.

연합뉴스TV 이준흠입니다. ([email protected])

▶ 촉법소년에 엇갈리는 시선…"처벌만 능사 아냐"

좁은 사무실을 개조해 만든 공간, 작은 침실들과 단촐한 부엌이 들어섰습니다.

지난 10월부터 A군이 지내고 있는 청소년 쉼터입니다.

A군은 "방황하던 중 나쁜 길로 빠질 수 있었지만 이곳에 와 건축가의 꿈을 다시 꿀 수 있게 됐다"고 말합니다.

"검정고시 인터넷 수강 듣고 있고요. 뭔가 배울 수 있어서 좋아요. 항상 고마운 것 같아요. 항상 고맙고 좋은 기회 주셔서…"

그런데 전국에 이같은 시설은 고작 130여 곳에 불과하고 정부 지원 없이 민간이 운영하는 곳이 많아 시설 자체도 열악할 뿐더러 전문인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은 실정입니다.

"아이들을 우리 사회가 수용을 해야되는데 사실상 청소년 쉼터가 한계가 있는 겁니다."

촉법소년 연령 하향 요구가 커지는 가운데 현장에서는 처벌 수위만 올릴 것이 아니라 교화, 재범 방지 지원의 확대가 더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해외에서는 촉법소년 연령을 낮추는 것만으로는 범죄예방 효과를 확인할 수 없다는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제도 개선에 나선 상황.

우리나라와 같이 촉법소년 나이가 14살인 독일에서는 "강력처벌 보다는 사회내 처우와 결합된 개선이 더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와 엄벌화 논의보다는 교화시설 확충 논의가 활발한 상태입니다.

이외에도 촉법소년 나이가 우리나라보다 낮은 영국, 캐나다, 호주는 계속 상향 중이며 촉법소년 나이가 16살이었던 미국 뉴욕주는 18살로 올린 바 있습니다.

국내 전문가들 역시 촉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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