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여객기 격추 후폭풍…'반정부 시위' 격화
[앵커]
이란 정부가 마지못해 우크라이나 여객기 격추를 시인한 이후 이란에서 반정부 시위가 확산하고 있습니다.
거짓발표로 도덕성이 바닥에 떨어졌다는 겁니다.
이란 군부 실세 살해에 발끈해 "미국에 죽음을"이라고 외쳤던 구호는 "최고지도자에게 죽음을"로 바뀌며 광장을 뒤흔들고 있습니다.
황정현 기자입니다.
[기자]
이란 수도 테헤란을 비롯한 도심 곳곳에서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이들은 정부의 거짓발표에 대해 '파렴치하다'거나 '우리의 적은 미국이 아닌, 여기에 있다'고 외쳤습니다.
또 일부는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며 강도 높은 비난을 퍼붓기도 했습니다.
이란매체는 집회가 평화적으로 해산했다고 보도했지만 온라인 등에선 희뿌연 최루가스가 퍼지는 모습이 포착되는 등 갈수록 격화하는 모양새입니다.
여객기 격추 항의 집회는 테헤란뿐 아니라 타브리즈와 시라즈, 케르만샤 등에서도 열린 것으로 전해져 지방으로 퍼지고 있습니다.
휘발유가격 인상으로 반정부시위가 벌어지던 와중에 군부실세 솔레이마니가 피살되면서 반미여론으로 내부결속이 이뤄지는 듯 했던 이란.
하지만 이번 여객기 격추사건이 도화선이 돼 결국 반정부시위가 들끓게 된 겁니다.
나라안팎으로 고립될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도 하메네이는 이번 사안에 대한 책임을 미국으로 돌리며 국민적 공분을 가라앉히려 했습니다.
하메네이는 최고지도자 트위터 계정에 "요동치는 중동 정세의 원인은 미국과 그 지지세력의 부패와 주둔"이라며 "그 어느 때보다 외세의 영향을 배격하는 것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적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란 정부가 개혁을 시행하지 않는다면, 이란 시위는 장기화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연합뉴스 황정현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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