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국민을 충격에 빠뜨린 탈북 모자 아사 사건 기억하십니까.
정부가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탈북민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는데,
"아프고 힘들다"
혼자 살던 탈북 13년 차 새터민이 외롭게 숨지기 전 남기고 간 말입니다.
배유미 기자입니다.
[리포트]
현관문 앞 도시가스 계량기에 안내문이 내걸렸습니다.
"사람이 살지 않아 도시가스 공급을 중단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하지만 얼마 전까지 이곳엔 62살 남성이 살고 있었습니다.
2008년 탈북한 새터민입니다.
[이웃 주민]
"(새터민인 줄) 알고 있었어. (북한에서 왔다고?) 네. 속이 안 좋아서 음식을 많이 안 잡수시고."
그런데 지난 17일 오전 이 남성이 아파트 뒷산 공동묘지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시신 옆에는 약병과 함께 "너무 아파서 힘들다"는 내용의 유서가 있었습니다.
경찰은 생활고와 지병을 비관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새터민 담당 경찰관]
"가지고 있는 병이 많아서 힘들어 했어요. 다독거렸죠. 자유롭게 잘 살기 위해서 왔는데 그런(극단적인) 마음 갖지 마시라고."
탈북 당시부터 지병이 있었던 남성은 임대아파트에서 한달 50만 원의 기초생활비로 생활해 왔습니다.
2017년 탈북한 조카 가족을 만났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사회종합복지관 관계자]
"밥을 혼자 못 챙겨 드시니까 (조카가) 한참 와 있었는데… 조카딸이 되게 많이 도와준 걸로 알고 있어요."
경찰은 정확한 사망원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을 의뢰했습니다.
채널A뉴스 배유미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취재: 김건영
영상편집: 정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