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 지역사회 감염 속출…"당국·병원·국민 인식 달라져야"
[앵커]
오늘도 대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했습니다. 보건당국은 오늘이 되어서야 지역사회 확산을 인정했습니다. 중국에서는 신규 확진자가 크게 줄었고 일본에서는 크루즈선에 탑승했던 사람에게서 사망자가 나왔습니다. 국내외 발생상황과 앞으로 전망, 오늘도 김지수 기자와 함께합니다. 어서오세요.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지금까지 상황 정리해주시죠.
[기자]
오늘 코로나19 신규 환자는 53명 나왔습니다. 어제는 20명의 신규 환자가 나왔는데요. 연일 환자가 무더기로 나오고 있습니다. 국내 확진자는 모두 104명이 됐습니다. 국내에서 사망자도 처음으로 발생했습니다. 확진자 중에서 1명이 사망한 겁니다. 사망 원인은 조사 중입니다. 이 환자는 20년 넘게 경북 청도 대남병원에 입원해있다가 어제 폐렴으로 사망했습니다. 국내 발생 상황에서 주목할 건, 신천지교회 '슈퍼전파' 사태의 중심에 서 있는 31번 환자가, 확진 전인 이달 초 경북 청도를 방문했다는 겁니다. 보건당국은 청도 대남병원에서 2명이 확진된 만큼 31번 환자와 연관성을 파악하고 있습니다. 대남병원 확진된 2명은 50대 한국인 남성입니다. 이 두 환자는 폐쇄정신병동에 입원해있습니다. 당국은 대남병원 확진자의 감염경로로 병원 종사자나 병원에 출입한 외부인 감염을 통해 병이 옮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또 이 감염원과 31번 환자 또는 신천지교회와의 '연결고리'를 찾고 있습니다.
당국은 '슈퍼전파' 사례가 발생한 신천지 교회 교인 1천여명을 자가 격리 조치했습니다. 나머지 8천명 정도 되는 신도에 대해서도 명단을 입수했고 단계적으로 계속 조치를 확대한다는 계획입니다. 지난 19일 확진 판정을 받은 56번 환자는 올해 1월 말쯤 종로 노인종합복지관을 방문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 복지관은 앞서 확진된 29번 환자가 방문했던 곳이기도 하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이 있습니다. 56번 환자가 지난 1월 말 종로 노인종합복지관을 방문해 식당에서 29번 환자와 같이 식사하는 동선이 확인됐다는 겁니다. 당국은 당시 접촉했던 이들을 대상으로 조사 중입니다. 이들을 빨리 파악해 격리 조치를 해야 하는 것이죠. 현재까지 확인된 환자 대부분은 안정적인 상태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정부가 오늘이 되어서야 지역사회에서 확산하기 시작했다고 판단했는데요. 그런데도 위기경보 수준을 '심각'으로 높이지 않았어요.
[기자]
보건당국은 오늘에야 비로소 지역사회 확산이라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지역사회 감염이 대구에서 제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진단을 바탕으로 감염병 위기경보 수준을 '심각'으로 높이지 않고 현재의 '경계' 수준을 유지하기로 한 겁니다. 최고 단계인 '심각' 단계로 격상하게 되면 정부가 휴교령, 집단행사 금지 등을 강제할 수 있습니다. 당국은 위험도 평가, 지역 사회에서의 발생 양상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격상 여부를 검토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심각' 단계로 올려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지금 코로나19가 빠르게 전파되고 있는데요. 코로나19의 85% 정도가 경증이라서 자신이 걸렸는지 모르고 활동을 많이 하기 때문에 전하가 잘 되고 있고요. 또 이게 단순히 감기로 알고 해열제를 복용해 코로나19를 늦게 알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앵커]
환자들을 치료할 음압병실이 부족하다고 하는데요. 상황이 어떻습니다.
[기자]
이런 신종 감염병이 등장하면 기존 전국 29곳의 198개의 국가지정 음압병상뿐만 아니라 지역 거점 병원, 민간 의료기관이 보유한 음압 병상도 함께 가동합니다.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음압병상 1,027개로 나타났습니다. 서울이 300여개 병상으로 가장 많고, 경기 100여개, 나머지 지역은 100개 미만입니다.
. 현재 대구에 54개, 경북에 34개의 병상이 있는데요. 대구에서 병상이 부족하면 당국은 경북에 있는 병상을 활용할 예정입니다. 당국은 특정 지역에서 병상이 부족할 경우 인근 지자체와 협의해 다른 지역의 병상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대한병원협회는 팬더믹(대유행)에 직면하면 의료계가 보유한 격리 병상이나 음압 병실로는 환자를 제대로 수용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오늘부터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기가 쉬워졌어요.
[기자]
오늘부터 해외여행 여부와 상관없이 호흡기 증상이 있을 때 검사받을 수 있습니다. 또 접촉자 중 가족이나 의료인은 자가격리에서 해제할 때 한번 더 검사 받아야 합니다. 당국이 진단을 강화한 것이죠. 진단 검사와 관련해,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게 있는데요. 31번 환자는 의료진의 검사 권유를 두 차례 거부했는데요. 31번 환자는 피해갔지만 사실 처벌받을 수도 있었습니다. 만약 의료진이 31번 환자의 진료 거부 사실을 보건당국에 신고했다면 31번 환자는 처벌이 이뤄집니다. 의료진이 당국에 신고하면 강제로 검사를 할 실시할 수 있거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집니다.
[앵커]
의료진이 환자가 검사 거부한다는 걸 당국에 알리면 강제로 검사를 받을 수가 있군요. 환자들이 속출하고 있는 이 상황, 우려되는 게 한두개가 아닌데, 김 기자는 어떤 것이 가장 우려되는지요.
[기자]
저는 두 가지로 봅니다. 하나는 최악의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슈퍼전파자가 속출하고 의료진이 감염돼 병원 내 감염이 발생하는 겁니다. 현재 지역사회 감염이 본격화환 시점에서, 이런 최악의 상황에 대한 시나리오를 가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응해야 합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초기 상황에서도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시나리오를 염두해두고 대응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한결같이 말합니다. 그래야만 방역망이 촘촘하게 짜여지고 빠져나가는 구멍이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 당국은 안일하게 대응해 왔습니다. 하나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코로나19가 후베이성을 넘어 중국 전역으로 퍼졌는데도 후베이성에서 나오는 사람들만 입국 제한을 했던 사례입니다. 당국이 긴장의 고삐를 바짝 죄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