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을 피하려고 남성의 혀를 깨물었다 징역을 산 여성이 56년 만에 재심을 청구했습니다.
당시 18살이었는데. 74살의 할머니가 됐습니다.
지금이라도 정당방위를 인정해 달라는 목소리를 법원이 받아들일지 주목됩니다.
배영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70대 여성이 법원으로 들어섭니다.
지난 1964년, 자신을 성폭행하려던 남성의 혀를 깨물었다가 유죄를 선고받은 74살 최말자 씨입니다.
당시 18살이었던 최 씨는 정당방위를 주장하며 56년 만에 재심을 청구했습니다.
[최말자 / 재심청구인]
"현재도 미투 사건이 여러 가지 나오는데, 제가 겪은 게 56년 전인데 현재도 이런 현실이라는데 너무 분노합니다."
중상해죄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는데, 수사와 재판을 받는 6개월동안 구치소에 수감돼 있었습니다.
수없이 정당방위를 주장했지만, 검찰은 최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성폭행을 시도한 당시 21살 노모 씨에겐 정작 강간미수 혐의조차 적용하지 않았습니다.
법원도 최 씨가 노 씨와 함께 시골길을 걸었다는 사실을 근거로 성폭행 시도에 대한 도의적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최말자 / 재심 청구인]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고, 가해자라서 법의 보호도 못 받고. 저는 사회의 보호도 못 받고…"
최 씨 변호인 측은 "검찰이 구속 이유와 변호인 선임권, 진술거부권을 고지하지 않고 불법 감금했다"며 "수사과정에 위법성이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수정 / 최말자 씨 변호인]
"(최말자 씨는) 검찰과 법원에서 가해자와 결혼하면 봐주겠다는 지독한 회유와 강압에 시달렸으나 굴복하지 않았습니다.“
당시 경찰은 최 씨의 정당방위를 인정해 무혐의로 사건을 검찰에 넘겼지만, 검찰은 이를 뒤집고 조사 첫날 최 씨를 구속했습니다.
채널A뉴스 배영진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취재: 김현승
영상편집: 정다은